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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전날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실손보험 가입자 요청시, 병원은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필요한 서류와 자료를 보험사에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4000만명에 달하는 실손보험 가입자로선 반가운 일이다. 지난 2021년 한 시민단체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7.2%가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고, 이중 95.2%가 '소액'이라는 이유로 보험금 청구를 마다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불편한 절차 때문에 청구하지 않은 실손 보험금이 연간 20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보험사로선 이번 개정안이 마냥 반가울 순 없다. 그동안 실손청구 서류를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적 비용과 시간은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실손청구 간소화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데다가, 실손청구 간소화의 쟁점이었던 중계기관이 사실상 보험개발원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개정안에는 의료계 반발로 서류 전송을 위한 중계기관은 시행령으로 정한다고 돼 있다.
애초 보험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내세웠다. 가입자가 병원에 보험금 청구 요청을 하면, 병원이 심평원에 서류를 전송하고 심평원이 이를 보험사에 보내는 방식이다. 심평원은 병원의 급여 항목을 심사하는 곳인데, 만약 병원으로부터 실손청구 서류를 받아 중계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수상한 비급여 항목까지 들여다볼 것으로 기대해서다. 심평원에서 비급여 항목을 통제할 경우, 보험사로선 과잉진료가 줄어들어 장기적으론 과도한 실손청구액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이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으로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 등이 비급여 실손으로 분류되는데 실손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 반발 등으로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중계기관이라는 말 대신 '전송대행기관'이라는 표현으로 담겼다. 보험업계선 이 표현만 보더라도 '전송 역할'만 할 뿐 중계나 통제 역할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로선 전산망 구축에 따른 비용과 소액 실손보험금 청구건이 늘면서 메리트가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