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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군함 수주전에 임하는 軍의 자세…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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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3. 07. 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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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군함 수주전이 치열합니다. 최근 제안서 평가가 마무리된 한국형 호위함 '울산급 배치-Ⅲ' 5·6번 함의 수주를 두고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명가 수성'을,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으로 옷을 갈아입은 한화오션은 '수상함 명가 재건'을 각각 내세우며 수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겉으로는 자신들의 수주를 자신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며 치열한 살얼음판 경쟁을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신들은 같은 급 함정의 선도함(충남함)을 연구개발해 건조했지만 한화오션은 최근 5~6년간 수상함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집중공략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부정행위로 인해 1.8점의 감점요인을 가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척당 약 4000억원, 총 80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에 세계 1·2위 조선기업이 사활을 거는 건 이번 사업이 내년에 예정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의 전초전이기 때문입니다. KDDX 사업은 총사업비가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찌됐던 '울산급 배치-Ⅲ' 5·6번 함 건조사업의 발주처인 방위사업청은 이번 주 제안서 평가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제안서 평가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로, 이르면 이번 주 중에라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입니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이 제안서를 평가하는 기간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2일 군의 모든 무기체계의 소요를 결정하는 합동참모본부 소속 장교를 포함해 10여명이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을 방문한 것입니다. 마침 이날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관계자들이 제안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날 이었습니다. 중요한 사업의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군 관계자들이 특정기업을 방문한 것을 두고 업계는 물론 군 안팎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군 관계자들은 모두 사업과는 무관한 공보장교였고, 내용 역시 민간 기업의 홍보시스템에 대한 소개와 민·군 홍보 담당자들이 협력할 부분이 있는지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게 참가한 군과 한화그룹 관계자의 해명입니다. 다만 군이든 한화그룹이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일정이라도 조정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지적에는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해명에도 이날 행사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또 나왔습니다. 이날은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인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 한화그룹을 방문한 장교들 중에는 이 상황을 관리하고 설명해야 할 합참 공보실 장교들이 대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의 브리핑 요청이 빗발쳤지만 브리핑을 담당하는 공보실 관계자들이 브리핑 대신 민간 기업 행을 택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합참 공보실 관계자는 당일 북한 ICBM 상황은 문자 공지 외에 별도로 설명할 만한 내용이 없었고, 이미 한 달여 전에 정한 약속이었기 때문에 기업과의 신뢰 문제 등을 고려해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을 두고는 '오이밭에선 신을 고쳐신지 말라',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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