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사업 전면 재검토, 관리책임자 2명 해임 요구
|
5일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3일부터 14일까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사업회)의 국고보조금 집행실태 등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회가 민간단체에 지원한 협력사업 예산 집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4개 단체가 6·10항쟁 기념사업 등 동일·유사사업에 대해 지자체로부터 총 24억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받았는데도, 사업회는 총 50회에 걸쳐 2억6000만원을 중복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회 내부지침에 따르면 다른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업에는 지원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결격 민간단체에 행사비를 지원하기도 하고, 일부 단체는 증빙서류를 조작해 지원금을 수령하는 등 회계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
기관운영도 낙제점이었다. 사업회는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목적 이외로 신규인력을 채용했으며, 직제에 반영되지도 않은 조직을 임의로 운영하는 등 조직과 인력을 부당하게 관리했다.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진 겸직활동과 대학원 수강을 출장으로 처리하는 등 복무관리도 소홀히 했다. 임의로 특정단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반경쟁 원칙을 위반해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도 이번 감사로 적발됐다.
사업회는 보고서 발간, 민주주의대상 시상 등의 업무를 할 때는 사업 목적에서 벗어났다. '2022년 한국 민주주의 연례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검찰이 법무부를 재식민지화한다' '경찰국 설치는 헌법에 전면 반한다' 등 균형있는 시각이 아닌 과격하고 편중된 내용을 수록했다. 2022년 한국민주주의 대상의 경우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운동 등을 공적으로 인정했다.
이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행안부는 사업회의 국고보조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구조조정하고, 경영책임이 있는 상임이사 등 임원 2명을 해임하도록 했다. 사업회에 보조금을 부실하게 관리해 예산을 낭비하고 승인범위를 벗어나 조직·인력을 부당하게 운영한 담당자에 대해서는 문책(징계 6명)해달라고 요구했다.또 지원금 부당수령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과 복무관리 소홀 및 부당한 수의계약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 또는 경고 조치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면서 민주화운동 기념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국민 세금이 지원되는 곳은 예외 없이 철저히 관리해 예산 낭비를 막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재오 이사장의 역할론이 떠오른다. 이 이사장은 정계 진출 이전인 1960~1980년대에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다섯 차례 옥고를 치르는 등 민주화운동 진영에서 큰 역할을 했다. 동시에 여당 인사인만큼 정부와 사업회 간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사업회가 주관하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사상 처음 불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