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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3년①] 발로 뛰며 일군 ‘글로벌 톱3’… ‘거인 DNA’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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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3. 10. 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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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 속 사명 바꾸고 투자·쇄신 ‘착착’
반도체 액기고 美 IRA 해법찾기 온힘
글로벌 전기차 판매 2위 등 '합격점'
순환출자 해소·中 재공략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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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총수가 된 지 올해로 3년이 됐다. 그 간의 경영 성적표는 합격점을 채우고도 남음이 있다는 평가다. 전례 없는 팬데믹 속 전세계가 전전긍긍할 때 발로 뛰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결과는 '전세계에서 차를 3번째로 많이 파는 회사', '전세계 전기차 판매 2위', '수소차 판매 1위', '미국시장 판매 4위' 타이틀이다. 3년간 정 회장은 산적한 과제를 참 많이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기아차'의 사명과 로고를 '기아'로 바꿨고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안팎의 DNA 쇄신에 착수했다. 미국을 핵심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삼아 대대적 투자에 나섰고 중국과 일본시장 재공략에 나서는 등 심기일전 했다. 1974년생 '포니'를 앞세워 정통 자동차기업으로서 헤리티지를 부각시켰다. 각종 스포츠 마케팅에 힘입어 제네시스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는 '프리미엄'으로 각인 됐다. 수소차·전기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삼성·SK·LG 등 재계 수장들과 치열하게 만났고 인도네시아 등 전략적 요충지를 사로잡기 위해 현지 대통령 등과의 뜨거운 스킨십으로 인연을 키워 이제 현지에 단단히 뿌리 내리는 단계에 이르렀다. 할아버지 '거인' 정주영 창업회장의 DNA가 위기의 시대 손자 정의선 회장을 통해 발현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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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는 14일이면 정의선 회장 취임 꼭 3년이 된다. 취임 당시 지목 됐던 경영 현안은 3년이 지난 지금, 상당부분 성공적 성과를 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상경영 악재 속 판매량을 늘려야 했던 현대차·기아는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판매 순위 3위에 올라섰다. 당시 글로벌 4~5위를 맴돌았지만 도약 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정 회장이 발로 뛰며 챙긴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공급망 문제를 풀기 위해 정 회장이 직접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맞춰 발빠른 생산·판매 전략을 짜야 했을 때에도 정 회장은 바쁘게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고 그 결과는 올 상반기 미국 친환경차 시장 판매 2위로 나타났다.

지난 8년간 포부에 그쳤던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치는 올해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전년 판매된 684만대에서 10% 더 늘어난 752만대다. 판매량이 늘어난 것 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뛰어 오르고 있다. 매출은 2020년 163조원이던 매출은 올해 261조원으로, 4조461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6조617억원으로 퀀텀 점프가 점쳐진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가성비 중심의 차량에서 고가 차량으로 자연스럽게 주력 모델이 옮겨간 영향이다. 요컨대 기존 세단과 경차 수요가 이제 제네시스와 SUV, 친환경차로 비중이 모아졌다.

3년간 그룹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변모했다. 현대차는 50년 역사의 '포니'를 통해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굴지의 기업임을 드러냈다. 2021년 초 전격적으로 교체 한 기아의 사명과 로고는 일부 생소함 속에 어색하다는 평가와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훨씬 세련됐다는 게 국내외 지배적 평가다. 같은 시기 제네시스는 타이거 우즈의 GV80 전복 사고로 해외 뉴스에서 오르며 이슈가 됐다. 악재로 보였지만 우즈가 대형 사고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멀쩡했고 결과적으로 '안전한 차'라는 인식이 현지에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시점을 기점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간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기준 3만1234대로, 전년대비 21.7% 늘었다.

미래 모빌리티라인업은 거의 완성 단계에 왔고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히 다졌다. 지난해 기준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테슬라에 이어 전체 2위 판매를 기록했다. 첨단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례 그룹은 AI(인공지능)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역량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자율주행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 포티투닷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3년간 국내 전기차·수소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정 회장의 행보는 유독 두드러졌다. 전기차로는 배터리와 전장부품 관련해, 수소차는 생산·유통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만나 손을 맞잡으며 미래를 약속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정 회장을 '미래 모빌리티의 창조적 파괴자'라고 칭한 배경이다. 누구와도 손잡고 융합하고 있는 측면을 들여다본 평가다.

현대차의 인증 중고차사업은 조만간 공식 론칭이 예정돼 있다. 기존업체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중고차시장의 건전화가 시급하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더 컸다. 현대차는 애프터마켓 진출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더 짜임새 있는 전후 전략이 가능해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그룹 차원의 과제는 남았다. 수소차 생태계 조성은 아직 미완성이고 미뤄 온 순환출자구조·지배구조 개편문제도 여전히 얽힌 채다. 초고층으로 지어질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건축 방향은 여전히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터파기만 수년째다. 야심차게 새 전기를 마련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기아 노조가 '고용 세습'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노조와 상생 협력이 성공적이라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SDV 고도화와 기업문화 혁신도 끊임 없이 풀어가야 할 이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 회장과 경영진도 충분히 파악하고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과제 극복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현대차그룹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교수는 "정몽구 명예회장때 강조되던 순혈주의가 타파 됐을 뿐 아니라 안팎으로 소통·융합 문화가 형성됐다는 점이 정의선 회장 체제의 가장 큰 변화"라며 "급변하는 트랜드에 맞춰야 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잘 맞는 총수"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국·유럽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신흥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 글로벌 3가 아닌 1위까지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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