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UV 장비 독점생산 기업
연 50대 만들어… 확보경쟁 치열
중장기적 공급 계약 등 성과기대
|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은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기업 'ASML'과의 만남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달음에 달려가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에선 이번 출장길을 통해 양대 그룹과 ASML간 강력한 첨단 반도체장비 공급 파트너십이 체결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번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구체적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수의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약 40여대 수준의 장비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쟁사인 TSMC를 넘어서려면 향후 50대 정도를 추가로 사들일 거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2025년말까지 4조7550억원어치, 약 24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거래대상은 전세계 유일 EUV 생산업체 'ASML'이다. 네덜란드 시총 1위 국민기업이다. 반도체 8대 공정 중 '노광'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만든다.
노광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빛으로 새기는 작업으로,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총시간의 약 60%, 비용의 35%를 이 공정에서 소모 될 정도로 중요하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고성능·고효율·저전력 칩을 만들 수 있는데,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엔 첨단 노광기인 'EUV'가 필수다. 대당 가격은 1500억~2000억원 수준이고, 1기당 무게가 무려 64톤에 이른다. 최신모델 하이NA EUV 노광기는 대당 5000억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 한대의 EUV라도 더 먼저, 많이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생산량을 많이 늘렸어도 연 50대 수준으로 한정돼 있어, 삼성과 SK뿐 아니라 TSMC와 인텔 등이 자금을 손에 쥐고도 번호표를 뽑아놓고 대기할 정도다. 당장 장비 계약을 체결해도 납품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은 18개월에 달한다. '슈퍼을'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반도체기업들 사이에선 EUV 보유대수가 경쟁력 척도가 된 지 오래다. 생산성을 좌우하고 차세대 시장 선점 가능성도 높일 수 있어서다. 시스템 반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가 대만 생산기지에 100대 이상 EUV 장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격차를 좁히는 게 시스템반도체 1위 출사표를 낸 삼성의 과제인 셈이다.
재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이 우리나라 수출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미래를 뒤흔들 강력한 경제외교·반도체 동맹의 성과를 낼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두 총수는 윤 대통령,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현지 벨트호벤에 소재한 ASML 본사를 동행 방문한다. ASML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윤 대통령에게 반도체 생산 공정인 '클린룸'을 공개할 예정이다. ASML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연출하면서 국내 대규모 투자 또는 삼성·SK간 중장기적 EUV 공급 계약 등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회장은 그동안 틈만 나면 피터 베닝크 ASML 대표와 만나 EUV 적기 확보에 치열하게 매달려 왔다.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서 ASML 본사를 찾았고 11월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공식 방한에 동행한 베닝크 CEO와 차담회를 가졌다. 이때 최 회장도 동석해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과 중장기 사업 방향 등 폭넓은 내용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