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방치 시 피해자 기약 없는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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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한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수사관 A씨는 최근 타 경찰서로부터 이송 받은 사건 내용을 검토하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건을 이송한 경찰서에서 해당 사건을 3개월 넘게 방치하다 피의자가 경기도 가족 주소지로 전입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넘겼는데, 사건에 대한 수사보고서 등 기초적인 수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의자 또는 고소·고발인에 대한 기초 조사가 이뤄진 뒤 사건 이송이 되지만 A씨의 경우 이 같은 기초 조사 관련 보고서 없이 사건을 이송 받은 것이다.
A씨는 "피의자와 관련한 계좌 내역 정리 등 기초적인 수사가 하나도 돼 있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넘어와 처음에는 두 눈을 의심했다"며 "피해자 입장에선 기약 없이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렇게 사건이 넘어오니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A씨처럼 일부 경찰서의 수사관이 고소·고발인, 피의자 조사 등 기초적인 수사 없이 사건을 이송하는 일이 일선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사건을 넘겨받은 수사관들은 자신이 배당받은 사건 수사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조사 없이 넘어온 사건을 원점에서 수사, 불합리한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기초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이 이송되는 사례가 수사 지연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경찰관서 간 사건 이송 등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는 경찰청 훈령인 '사건의 관할 및 관할사건수사에 관한 규칙'을 근거로 사건 이송 지침을 정하고 있으며, 죄종별로 세부 지침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사건을 접수한 경찰서에서는 기초수사를 한 후 사건을 이송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3개월간 방치된 사건의 경우 경찰서의 상급기관인 시도경찰청으로부터 패널티(주의 처분 등)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이 있음에도 기초수사가 전혀 되지 않은 채 사건이 이송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수사관은 "기초수사를 전혀 하지 않고 관할이 없다는 이유로 타 경찰서로부터 이송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해당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시도경찰청 판단으로 반송 조치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 사이 또는 일선 경찰서와 시도경찰청 사이 사건 이송을 이유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찰청 지휘를 받아 이송·반송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각 기능별로 죄종 특성에 따라 관련 지침을 운영 중이며, 이송 사유에 반할 경우 상급기관 판단에 따라 제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