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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베트남 계절근로자로 농촌 인력난 숨통…인권보호와 문화 융합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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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석 기자

승인 : 2025. 05. 09. 14:11

공공형 계절근로자 29명 입국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가의 89.7%가 농업 생산성 향상
인권보호과 관리 체계등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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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한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제주시청제공
제주시가 베트남 남딘성 계절근로자를 맞이하며 지역 농촌 인력난 해소에 숨통이 트이게 됐지만 동시에 이들의 인권 보호과 관리에 대한 체계가 필요하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제주시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남딘성 공공형 계절근로자 29명이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영농교육과 국내체류를 위한 준수사항 안내를 받은 후 8개월간 농가에 배치된다

이번 인력 수급은 한림농협이 주관한 베트남 남딘성과의 협약과 지난 3월 현지 면접을 통해 이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농가의 평균 연령은 65.2세로 전국 평균(63.3세)보다 높은 수준이며, 농업 종사자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5년 전 대비 12%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고령화된 농촌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베트남 남딘성 계절근로자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고산농협, 조천농협을 통해 계절근로자 60명을 추가 선발해 제주시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계절근로자 제도는 법무부가 2015년부터 시행해온 단기 취업 비자(E-8) 프로그램으로, 농번기 등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합법적으로 외국인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계절근로자 1인당 평균 월 170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국내 농가는 이를 통해 인건비를 20~30% 절감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또 계절근로자는 체류 기간 중 4대 보험 가입 의무가 있어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내에서 근로활동을 하게 된다.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2024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용 실태조사'에선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가의 89.7%가 농업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제주지역 감귤농가에서는 수확량이 평균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유입은 지역 소비 증가로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2024 제주지역 외국인 경제활동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100명 유입 시 연간 약 3.2억원의 지역 내 소비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긍정적측면 이면에 개선돼야 할 여러 문제점과 과제도 안고 있다.

외국인이주노동센터가 발표한 '2024 외국인 근로자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계절근로자의 35.8%가 근로계약과 다른 조건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22.3%는 적절한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주도와 같은 섬 지역에서는 근로자들의 이동이 제한적이어서,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과 지원이 어려운 환경적 요인도 있다. 또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시는 계절근로자들이 안전한 근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소통 및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호경 농정과장은 "이번 공공형 계절근로자 입국은 제주의 농업 생산 기반을 안정시키고 농가가 신뢰할 수 있는 인력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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