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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석유포럼] “석유화학, 확실한 지원 필요할 때… 법 개정도 당장 진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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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5. 21. 17:12

이덕환 교수 "석화 중요성, 대국민 설득 필요"
김형건 교수 "우리나라 기존 정책 못 벗어나"
성동원 연구위원 "정부가 적극 개입해 제도 정비"
김태환 실장 "SAF 활성화 위한 제도 필요"
[포토]제3회 아시아투데이 석유와 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 종합토론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왼쪽부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 강용묵 고려대 교수, 박주현 동덕여대 교수, 김형건 강원대 교수,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거대한 산업이 종말에 가까워 졌을 때에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지는 심각히 바라봐야 할 문제입니다. 화학산업은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또 소재로서, 그렇게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이 석유화학 기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겪을 불편, 불안은 매우 심각할 것입니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석유화학 산업은 60여년 동안 국내 수출 품목의 순위권을 차지하며 우리 경제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현재 구조조정까지 거론되며 존폐기로에 서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손바닥 뒤집듯 상황이 바뀐 것이다.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 '석유와 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에서는 현재 석유화학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의견과 함께 국민들에게 산업의 가치를 충분히 설득하고 알려야 한다는 당부가 나왔다.

이날 포럼은 현재 석유화학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지원책 발표를 앞두고 진행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최근 한국화학산업협회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석유화학 사업 재편 컨설팅 용역을 마무리하고, 관련 보고서를 산업통상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사장은 "화학산업 재편은 향후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 중요한 이슈"라고 진단했으며,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은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석유제품 개발, 바이오, 수소, CCS 등 사업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판 IRA를 도입해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및 생산을 유인해야 한다"고 제언했고,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기업과 전문가, 정부가 머리를 맞대 오늘의 상황을 기회의 발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그간 석유화학을 둘러싸고 기업과 정부가 중요성을 등한시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화학산업이) 우리나라 산업을 일으키는 핵심이었는데 이제는 밀려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기름값이 묘하다'는 말에서 시작된 기름값 파동 때 석화기업들이 정부과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전체가 반 화학산업 부처인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산업부 만큼 환경부 설득도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잘 해왔던 사업을 상황이 바뀌었다고 바로 버리고 새로운 산업을 택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은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기후변화를 고려하더라도 친환경 사업을 축소하면서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관성처럼 기존의 정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석유화학의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발 공급 충격은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 구조 자체에 대한 근본적 재편이 필요하다"면서 "일본은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그 결과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성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구조조정 초기 단계부터 정부가 적극 개입해 지역 간 중복 설비 통합, 노후 설비 합리화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유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이자 관련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SAF와 관련해서는 산업 인프라 구축에 정책 지원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SAF 혼합 의무제도를 구체화하는 것은 초기 공급 부족과 수입비용이 증가한다는 과제는 있으나 공급자나 수요자 입장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SAF가 기존 항공유보다 약 3배 비싼 점을 감안해 생산 확대에 대해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 환영사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환영사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 축사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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