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학문 몰두했던 선비정신 느낄 수 있는 철학적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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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담양군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담양을 대표하는 정원문화 자산 중 하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자 이름인 '명옥헌(鳴玉軒)'은 정자 뒤로 흐르는 샘물 소리가 옥구슬이 부딪치는 듯 맑고 고왔던 데서 유래했으며, 당대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전해진다.
정자와 정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색과 학문에 몰두했던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는 철학적 공간이다.
명옥헌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 진입이 제한돼 있어 주차장에서 약 700m 정도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자갈길과 흙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며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길은, 이 정원이 가진 '느림의 미학'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해 준다.
정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정자 앞에 위치한 두 개의 연못이다. 이는 조선 전통 정원양식 중 하나인 '방지원도(方地圓島)' 구조로, 사각형 연못 안에 둥근 섬을 배치해 자연의 이치를 형상화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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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방이 트인 구조로 되어 있어, 마루에 앉으면 고요한 숲과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공을 최소화한 정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 중심이 아닌 '자연 중심'의 정원미를 보여준다.
담양군 관계자는 "명옥헌 원림은 조선 선비들의 삶과 정신을 간직한 역사문화 자원으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쉼과 사색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며, "특히 배롱나무꽃이 만개하는 여름철에는 담양의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