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증시 자금 수요 영향…부동산 기대심리도 작용
일부 시중은행 대출 제한 조치…전 금융권 확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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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대출 수요가 몰린 탓이다. 일부 은행에선 이미 대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조치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원을 기록, 지난 5월 말(748조812억원) 대비 3조9937억원 증가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2102억원씩 증가한 수치로, 작년 8월(하루 평균 3105억원 증가) 이후 10개월만 가장 가파른 증가 속도다. 현 증가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가계대출 증가폭도 6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이 596조6471억원으로 5월 말보다 2조9855억원이 늘었고, 신용대출도 103조3145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882억원 증가했다.
스트레스 금리 적용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주택자금 대출 수요가 몰린 데다, 증시 투자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가계대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서울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한 11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21)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일부 시중은행에선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억제하기 위해 수요 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8일 주담대 우대금리 조건을 강화한 데 이어, 오는 24일부터는 대면과 비대면 주담대의 다른 은행 갈아타기 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도 18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였다. 만기가 축소되면 DSR 계산식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다른 은행들도 규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폭증 때처럼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유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를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구체적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