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구조물 살다보면 자연 욕구 더욱 커져"
"국회대로 다이어트, 그 자리에 가로정원"
"국회 앞 집회, 뒷처리 묵묵히 한 직원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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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구청장은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지난 1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원도시 영등포' 프로젝트에 대해 "산이 없고 쇳가루 날리는 낡은 구도심 이미지였던 영등포를 꽃향기 가득한 정원도시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구청장이 정원도시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다. 첫째는 영등포의 낡고 지저분한 구도심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다. "선진국 유럽 도시들을 보면 집 앞에 꽃을 가꾸고, 창문틀에 꽃을 달고, 곳곳에 공원과 정원이 있어요. 영등포도 그런 모습으로 바꾸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자연을 찾게 된다는 점을 내다봤다. "아파트와 아스팔트 같은 인공 구조물에 살다 보니 자연에 대한 욕구가 비례해서 커진다"며 "중요한 건 내 집 앞, 내 동네에 그런 자연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문래동 꽃밭정원에서 정원도시를 선포한 지 1년 만에 영등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문래동 꽃밭정원은 재일동포 출신 서갑호 회장이 기부한 방림방적 부지 4000평에 조성됐다. 최 구청장은 "23년 만에 자재창고와 가림막으로 막혀있던 땅이 구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정원도시 영등포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업은 국회대로를 8차로에서 6차로로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 프로젝트다. 교통 불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최 구청장은 "청계천도 마찬가지였다"며 "차는 바퀴가 달려서 시간이 지나면 다 알아서 간다. 요즘은 내비게이션도 좋고 자율주행 시대도 오고 있잖나"라고 강조했다. 현재 목동교에서 국회의사당 앞까지 2.66km 구간에 왕벚나무를 주종으로 한 가로정원을 조성 중인데, 이 과정에서 구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했고, 차선 조정과 가로수 교체, 실개천 조성 등 주민 제안을 설계에 반영했다.
짧은 시간에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정책은 바로 '맨발 황톳길'. 작년 안양천 제방길에 1km 황톳길을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12곳을 만들었고, 올해 14곳을 더 만들어 총 26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주민들이 '혈액순환에 좋다, 불면증이 나아졌다'고 맨발 황톳길 걷기의 효과를 전한다"며 흐뭇해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국제 학술지 연구에 따르면 맨발로 걸으면 발에 더 많은 근육이 활성화되고 혈액순환이 촉진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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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 '레옹'을 예로 들며 "레옹이 죽을 위기에서 그동안 정성스럽게 키운 '화분'하나를 꼭 챙겨서 마틸다에게 도망치게 하듯이, 반려식물은 자기 가족과 같은 존재"라며 반려식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 구청장은 인터뷰 중 연말부터 이어진 국정 혼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언급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민주주의 회복력'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지방자치가 건재했기 때문이며, 특히 장기간 펼쳐진 국회의사당 앞 집회 현장의 안전과 쓰레기 등 뒤처리를 영등포구 직원들이가 묵묵히 담당했다는 것이다. 최 구청장은 "중앙정부가 마비됐을 때, 집회의 안전과 어려워진 지역 경제를 챙긴 것은 지방정부"라며 "이것이 30년 지방자치의 성과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소상공인들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우리 구가 추경예산부터 선제적으로 수백억 편성했고, 마음껏 장사할 수 있도록 구청 앞마당을 1년 내내 전면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최 구청장이 35년 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중앙부처 대신 서울시를 택한 이유도 지방자치 발전에 헌신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는 "지방자치 성공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제대로 된 민주국가, 선진국가로 만드는 길"이라며 "지방자치가 성공하려면 주민이 주인이 돼야 한다. 행정이 씨앗을 심고, 주민이 물을 주며 함께 가꾸는 도시, 그것이 바로 정원도시 영등포이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임기를 1년 앞둔 최 구청장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영등포가 천지개벽하고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계획된 일들을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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