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매출 1조7732억, 수출이 61.1%
K9 등 효자제품 곳곳서 계약 체결
품목 다변화로 중동·동남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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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에서 자주포, 장갑차, 정밀유도무기, 재래식 탄약, 레이더 등 군수장비를 생산하는 방산사업의 올 2분기 매출은 1조7732억원으로 이 중 61.1%인 1조834억원이 수출에서 발생했다.
방산 매출 숫자 자체도 전년 동기 대비 33.4%나 늘었지만 이 성장을 수출이 견인한 셈이다. 핵심은 효자 제품에 있다. 핵심 수출 품목인 K9 자주포는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인도, 폴란드,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유저 클럽'을 형성하고 있다. NATO 회원국 6개국을 포함해 총 10개국에서 K9을 운용 중이다.
특히 폴란드와는 2022년 이후 K9 자주포 관련 6조60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 연이어 체결됐으며, 지난해 7월에는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쟁 제품을 제치고 루마니아 국방부와 1조3828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 4월에는 인도와 3714억원 규모의 K9 추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K9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했고 예정된 계약 물량이 원활히 수출되면 글로벌 자주포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주력 수출품인 천무 다연장로켓은 '제2의 K9'으로 불릴 정도로 빠르게 해외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폴란드와는 2022년 1차 계약, 2024년 2차 계약을 통해 총 7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과의 수출 협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천궁(M-SAM)은 2022년 UAE와의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천궁 발사대 및 발사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 지역 방공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레드백 장갑차는 2023년 호주 보병전투차량 사업에 선정돼 3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국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레드백은 초기 단계부터 수출을 목표로 설계됐다.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신속히 반영해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으로 향후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에 해외 공략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말 한화는 글로벌 방산사업 총괄에 글로벌 방산기업 레오나르도 DRS 출신인 마이클 쿨터 사장을 영입했으며, 이는 한화의 현지화 전략 중 하나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는 전사적으로 수출뿐 아니라 해외 현지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안보 파트너'로서 국방 강화는 물론 현지 방위 산업 발전 및 자생력 확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필수다. 국내에서 만든 무기를 파는 것을 넘어 해외에서 생산하고 각 지역과 관계도 돈독히 하면서 장기적인 관계를 노리는 것이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시스템과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 및 방위산업체인 오스탈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오스탈은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글로벌 조선·방산 분야의 키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한화로서는 수출 품목 및 시장을 다변화하고 통합 솔루션의 역량을 강화하는 게 과제다. 한화에어로의 베스트셀러인 K9을 넘어 천무·레드백·천궁 등 다른 제품들까지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주 고객은 유럽이지만 중동과 미국, 동남아 등으로 시장 확대를 꾀해야 한다.
실탄은 마련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2조9188억원으로, 이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생산능력 구축에 1조3000억원, 합작법인 설립에 918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외 추진장약(MCS)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6000억원, 공장 설비 운영 투자에는 1000억원 등을 쓸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한화에어로의 연 매출을 27조원, 영업이익은 3조원 이상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