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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러 비행체 강경 대응 주문...우크라 전쟁 전망 180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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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24. 06:00

젤렌스키 만난 트럼프 "나토, 회원국 영공 침범 러 비행체 격추해야"
"우크라, 군사·경제 타격 '종이 호랑이' 러로부터 피점령 영토 수복 가능"
종전 협상 거부 푸틴 압박...젤렌스키, 우크라 전선 상황 브리핑
UN-US-UNGA-DIPLOMACY-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비행물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영공을 침범할 경우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군사·경제적 타격으로 '종이 호랑이'가 된 러시아로부터 모두 수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나토, 회원국 영공 침범 러 비행체 격추해야"
러 전투기·드론, 폴란드·루마니아·에스토니아 영공 침범...덴마크·노르웨이 영공, 러 추정 드론 출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 계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취재진이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 항공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하면 격추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의도적이지 않은 경우라도 영공을 침범하는 비행물체를 격추한다는 폴란드 방침과 달리 러시아와의 갈등 확대를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나토에 대해 강경한 주문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날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공격할 경우에만 격추해야 한다'고 한 언급과 배치된다.

프 전투기
러시아의 드론이 영공을 침범한 폴란드에 배치될 프랑스 라팔 전투기 3기 중 1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동부전선 감시경계) 훈련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프랑스군 제공·로이터·연합
최근 러시아 드론과 전투기가 나토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러시아 미그 31 전투기 3대가 지난 19일 12분간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해 에스토니아 주둔 이탈리아군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격퇴했고, 러시아 드론(무인기)이 10일과 13일 각각 폴란드와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자국 전투기와 주둔 네덜란드군 F35 전투기를 출격시켜 드론 3대를 격추했는데, 이는 나토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영공을 지키기 위해 전투기를 발진한 사례였다.

아울러 22일 저녁 덴마크 코펜하겐 근교 공항에서 여러 대의 대형 드론이 목격돼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러시아 드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고, 노르웨이 오슬로 근교 공항 주변에도 같은 날 드론이 날아와 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유럽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나토는 에스토니아의 요청에 따라 이날 나토 4조 발동에 따른 긴급협의를 하고, '회원국의 군사행동을 포함한 원조'를 명시한 5조(집단 방위) 발동 가능성을 러시아에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는 나토 회원국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는 나토에 대해 매우 강력하다.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2%에서 5%로 증액하기로 했을 때 그것은 위대한 결속이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나토 창설을 주도한 회원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안보 문제는 나토 유럽 회원국이 담당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로부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인상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UN-US-UKRAINE-RUSSIA-CONFLICT-DIPLOMACY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우크라, 군사·경제 타격 '종이 호랑이' 러로부터 피점령 영토 수복 가능"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수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상황을 알고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전쟁)이 러시아에 초래한 경제적 타격을 목격했다면, 나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지원에 힘입어 (러시아와) 싸우고 이겨서 원래의 형태로 자국 영토를 되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유럽, 특히 나토의 경제적인 지원으로 전쟁이 시작됐을 당시의 원래 국경을 회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국가 재정이 대부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점 등을 러시아 국민이 알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원래의 형태로 자국 영토를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가 알겠나, 어쩌면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 점령지를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영토 교환 가능성도 거론했던 종전 입장과 차이가 난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종전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푸틴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로 풀이된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전선 상황을 설명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망을 변화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 "러시아는 실질적인 군사 강국이라면 이기는 데 1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전쟁을, 3년 반 동안 목적 없이 싸우고 있다"며 "이것은 러시아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매우 '종이 호랑이'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과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 문제에 빠져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가 행동에 나설 때"라며 "우리는 나토가 무기를 가지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나토에 계속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현재 러시아 경제가 끔찍하다"며 "경제가 무너지고 있고, 솔직히 우크라이나는 이 큰 군대를 막는 것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전쟁이 사나흘이면 끝날 것이라고 했는데,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는 러시아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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