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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동양·ABL생명 직원 명함에 ‘우리나라 우리금융그룹’ 새긴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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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09. 30. 17:00

이선영증명
최근 우리금융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들의 명함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명함 상단에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문구가 더해진 건데요. 사명이 바뀐 건 아니지만 명함을 통해 우리금융그룹 소속이 됐다는 것을 드러낸 겁니다.

금융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명함을 통해 소속을 드러내는 건 일반적인 일입니다. 실제 우리은행이나 우리카드 등 우리금융 계열사 직원들의 명함에도 우리금융그룹이 표기돼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앞에는 '우리 마음 속 첫 번째 금융'이라는 슬로건이 함께 쓰여있거나, 우리금융의 마스코트 역할을 하는 위비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져 있죠.

그런데 이번에 바뀐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들의 명함을 살펴보면 다른 계열사 명함과의 차이가 눈에 띕니다. 일반적인 슬로건이나 위비프렌즈 캐릭터가 아닌 '우리나라' 라는 수식어를 붙인 겁니다. 여기에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다자보험 그룹소속이었던 두 회사가 국내 5대 금융그룹 산하에 편입됐다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입니다.

동양·ABL생명은 동양베네피트생명, 제일생명 등 국내 보험사로 설립됐지만, 이후 매각을 거치면서 지난 2020년부터는 중국 다자보험 소속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모두 '중국계' 보험사라는 이미지가 씌워졌죠. 아무래도 영업 현장에서는 중국계 보험사라는 이미지가 발목을 잡아왔던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명함 교체는 국내 5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 산하 보험사가 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중국계 보험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인 셈입니다.

영업 현장에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명함을 건넬 때 고객이 보여주는 반응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금융에 '우리'라는 표현은 중요한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출범 당시 다른 시중은행들은 '우리'가 보통명사라며 법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법원은 우리은행의 손을 들어줬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는 우리금융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표현이 됐죠.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나라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건 과거의 이미지를 지우고, 우리금융의 새로운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동양·ABL생명이 우리금융그룹에 효자 계열사로 자리잡으면서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대해 봅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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