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보안' 철저…'안전' 최우선으로 고려
"면밀한 송환 과정 거쳐 어떻게든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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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전을 총괄 기획한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실 이선규 경감은 3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처벌을 받더라도 반드시 우리나라 법으로 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경감의 말처럼 이번 작전은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작전 성과를 인정 받아 이날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별 승진'하기도 했다. 다만 대규모로 도피사범을 송환한 특성상 보복 탓에 사진도 공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인터뷰에 응하면서 작전의 '뒷 얘기'를 조심스럽게 풀어 놨다.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필리핀은 물론 국내 관계기관과 '협의'에 '협의'를 거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송환, 어떻게 가능했나.
'대외 보안'이 중요했다. 이민청이나 관계기관 실무진 등 소수만 접촉해서 이뤄졌다. 송환 작전은 사전에 알려지면 회피하기 위해 허위로 형사사건을 접수하며 남아 있으려고 한다. 현지에서 법적 절차를 거치면서 국내 송환 미루려는 것이다. 이 경우 당연히 송환은 엎어진다. 그 쪽 사법 시스템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게끔 했다. 당연히 필리핀 당국과 관계를 잘 구축해놓았기에 가능했다.
-일시 송환 추진 배경은 무엇인가.
보통 한 달에 한두 명씩 송환하는데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특히 비쿠탄에서 '범죄 생태계'가 유지되다보니깐 그렇다. 게다가 비쿠탄에 수용된 한국인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도피 사범들을 한 번에 빼내는 게 중요했다. 작전 수행 3~4개월 전부터 구상하고 시작했다.
-작전 중 주요하게 고려했던 것은.
'안전'이다. 아무래도 대규모 송환이니깐 전세기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자칫 난동을 부린다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중간에 도주나 일반 시민들과 마찰도 있을 수 있어 비쿠탄부터 우리나라까지 '최단 거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경찰관 3명씩 붙어 도피사범들을 무사히 송환할 수 있었다.
-최단 거리,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선 독립된 공간에 있었다.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로 귀국한 이후엔 준비된 차량들이 있는 주차장까지 최대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부 동선을 짰다. 실현되기까지 여기에 걸려 있는 기관들과 수개월 동안 수시로 논의했다.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자 어떻게든 잡아 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검거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법으로 피해 회복이든 처벌까지 받게 한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면밀한 송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으로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