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대상 아냐…환율·단기 조정 리스크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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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골드뱅킹 상품인 'KB골드투자통장'의 위험등급을 기존 3등급(다소높은위험)에서 2등급(높은위험)으로 상향했다. 그동안은 자체 기준에 따라 위험등급을 산정했지만, 금융당국의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등급을 한 단계 높였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데, 최근 두 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등급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골드뱅킹을 판매하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미 높은 위험등급을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골드리슈골드테크'는 2등급(높은위험),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는 1등급(매우높은위험)으로 분류돼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손쉽게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은행의 골드뱅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금 1g 가격은 17만1460원으로, 연초(12만4210원) 대비 38% 급등했다. 이에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합계는 9월 들어 사상 처음으로 1조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금을 '안전자산'으로만 인식한 채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대내외 변수에 따라 가격 조정이 발생할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드뱅킹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금 가격은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앙은행 수요와 글로벌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투기성 수요가 과열된 만큼 변동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수도 간과할 수 없다.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골드뱅킹의 특성상 원·달러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된다. 국제 금값이 오르더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와 관세 협상 여파로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이 같은 환율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투자 성향 테스트를 통해 위험선호도가 높은 고객에게만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며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분산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