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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9만전자’ 복귀한 삼성전자…추석 이후도 상승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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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0. 03. 10:00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외국인 4조9000억 순매수
10만전자 가능 전망…밸류 부담·글로벌 경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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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삼성전자가 4년 9개월 만에 장중 9만원을 돌파하며 '9만전자'에 복귀했다. 2021년 1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9만원선을 넘어선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외국인 수급 개선, 그리고 증권가의 잇따른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을 뚫었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가 상승을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지 않는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추석 연휴가 지난 이후로 종가 기준 9만원 돌파는 물론 10만원 이상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은 11만원, 키움증권은 10만5000원을 제시하며 '10만전자'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높여 제시하는 등 증권사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9만2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적 전망치도 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8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 대비 약 8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을 6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HBM3e 판매 증가와 범용 메모리 가격 반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도 삼성전자가 매출 80조원대, 영업이익 12조원대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수급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의하면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4조927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순매수 금액은 1조3660억원에 달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약 51.11% 수준으로, 과거 평균치 52.92%나 최고치 58.01%와 비교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52% 후반까지 올라갈 경우 추가 랠리의 동력이 확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HBM 분야에서 고객사 확보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최근 오픈AI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 협력 기업군에 삼성전자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HBM 수요 확대 전망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서는 범용 D램과 낸드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메모리 업황 전반이 우상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가 경기민감 업종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정책 불확실성은 주가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HBM4와 1나노급 D램 등 차세대 제품에서 수율 확보가 지연되거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경쟁사와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 주가가 신고가 구간에 진입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 외부 변수도 문제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 변화,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원·달러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9만원 돌파는 상징성이 큰 사건이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려면 실적 개선과 외국인 수급이 확실히 뒷받침돼야 한다"며 "추석 이후 시장은 3분기 실적 발표, 글로벌 경기 흐름, 경쟁사 기술 전략, 미국 금리 정책과 환율 동향 등에 따라 다시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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