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반도체 등 주력업계 핵심광물 공급망안정도
온산 1.5조 투자도 집행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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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주장이 엇갈린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은 해당 제련소 건설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투자를 받되, 제련소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선택한 구조라는 설명으로 오히려 정부가 지분을 확보하면서 투자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22일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제련소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생산시설 고도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에 썬메탈코퍼레이션(SMC) 제련소를 건설한 이후 신시장 발굴을 통한 국내 사업장 고도화 경험이 있는 만큼 미 제련소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996년 고려아연은 호주에 SMC 법인을 설립하고 연간 아연괴 19만톤과 황산 32만5000톤 생산능력을 갖춘 제련소를 건설해 2000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2000년 당시 온산제련소의 주요 제품 생산능력은 아연 37만톤, 연 19만톤, 은 500톤이었다.
고려아연은 SMC제련소를 가동한 이후 탄력적 재고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온산제련소 증설에 돌입했다. 2004년 동 공장을 증설하고, 2010년에는 고려아연만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인 TSL(Top Submerged Lance) 공장, 2014년 아연전해공장, 2015년 제2비철단지 등도 건립하면서다. 2024년 기준으로 온산제련소의 연간 생산능력은 아연 64만 톤, 연 43만 톤, 은 2500톤 등으로 대폭 커졌다.
이와 함께 반도체 황산, 친환경 동, 전략광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SMC 제련소 가동 초기에 파견됐던 국내 인력들의 기술 지원으로 운영은 빠르게 안정화됐고, 신규 시장에서의 경험을 쌓은 인력들은 온산으로 복귀해 고도화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이처럼 국내와 해외 사업의 선순환을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제련소의 경우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북미 수요를 흡수하고, 특정국가 의존도를 대체함으로써 새로운 신시장 개척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온산 제련소는 국내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철강, 방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며 국내 공급망 안정화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병행해 온산제련소에 대한 투자도 집행하고 있다. 2029년까지 울산 온산을 비롯해 국내에 약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이행하는 데 주력한다. 게르마늄, 갈륨,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자원순환, 환경 분야 설비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은 해당 제련소 건설을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3자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이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이 고려아연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 절차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투자 방식도 대부분 차입으로,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영풍은 이날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차입구조와 재무부담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미 제련소 건설의 재무적 부담 대부분은 결국 고려아연이 짊어지는 구조이며, 이를 감추기 위해 과장된 표현과 왜곡된 설명이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투자를 받되, 제련소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별도로 설립하면서 증자를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미 정부가 고려아연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만큼 투자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깃이란 입장이다. 아울러 한편 제련소 운영 법인은 고려아연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유출 등의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이러한 합작법인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날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는 "합작법인이 제련소 운영 법인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오히려 경영상 목적을 해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의 직·간접 투자 지분이 희석되면서 운영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술 투입도 보수적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