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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2일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 지상 진화반 소속 경남도 공무원 4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3명을 불구속 송치하고 1명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해 3월 21일 오후 3시30분께 산청군 시천면 신청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접 하동군까지 확산되면서 빚어졌다. 경남도는 당일 오후 6시40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를 설치했다. 이튿날인 22일에는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다. 주불은 3월 30일 오후 1시께 진화됐다.
산불 발생 당시 창녕군 소속 공무원과 진화대원 등 9명은 전날 투입된 인원과 교대한 뒤 임무 구역으로 이동하던 중 산 중턱에서 급격히 확산된 불길에 고립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5명이 8~10주의 중상을 입었다.
-위험 예견 가능했는데도 안전조치 미흡
경찰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통합지휘본부 지상진화반 감독자(4급), 반장(5급), 실무자(6급)로서 매뉴얼에 따라 △위험지역 배치 금지 △통신망 구축·유지 △안전교육 및 장비 점검 등 진화대원 안전을 총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강풍 예보 등으로 산불 확산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기상 상황과 진입로 여건 등 현장 위험 요소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진화대원을 위험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휘본부와 현장 인력 간 통신체계를 원활히 유지하지 못해 위험 정보가 적시에 전파되지 않았고, 투입 전 안전교육과 방염복·안전장구 점검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 3명은 강풍 예상 등 산불 확산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위험지역 배치 금지 규정을 위반한 채 투입을 강행해 사상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고 직전 업무 지원 형태로 편성된 6급 실무자 1명은 직접적 관리 책임이 인정되지 않아 불송치했다.
-신속성만 강조 제도적 안전장치 미비 확인
경찰은 사고 직후인 3월 31일부터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해, 관련 자료 분석과 부상자·공무원·타 시도 진화대원 조사, 사고 재구성, 검찰 의견 조회 및 보완수사,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결론을 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산불 진화 인력 운영과 안전관리 체계에 구조적 미비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진화대원 배치·철수 기준과 안전관리, 장비 규정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에 △산불 전담부서 지정 및 지휘체계 간소화 △재난 대응 통신망 고도화 △방염 성능을 갖춘 복제 및 방염텐트 등 필수 휴대 안전장비 규정 강화 등 3가지 개선 방안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난 현장에서 신속한 진화도 중요하지만, 투입 인력의 안전 확보는 그에 앞서는 기본 원칙"이라며 "지휘 책임자들이 안전 점검과 제도 개선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유사한 인명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