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무사 등 서쪽 3개섬 점령 안 제시
이라크 침공 당시에는 연합군 25만명
이란 드론·미사일 공격 등 위험 부담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중동 전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이 5만명을 넘어 평시보다 약 1만명 증가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정 섬이나 해안 지역을 장악하는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병력 규모로 대규모 지상전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5만명 수준은 주요 지상작전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병력이라고 평가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국 주도 연합군이 약 25만명에 달했고, 이스라엘도 2023년 가자지구 작전에 30만명 이상을 동원한 바 있다. 영토와 인구 규모가 훨씬 큰 이란을 상대로 점령과 통제를 동시에 수행하기에는 현재 병력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군의 작전 구상은 전면 침공보다는 전략 거점을 제한적으로 장악하는 방식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CNN 방송은 지상작전이 현실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7개 섬이 핵심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이 섬들을 연결한 곡선을 이란의 '아치형 방어선'으로 부르며, 해협 통제에 있어 이란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란 역시 이들 섬을 '움직이지도 침몰하지도 않는 항공모함'으로 규정하며 방어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해협 동쪽에는 호르무즈(Hormuz)·라라크(Larak)·케슘(Qeshm)·헨감(Hengam) 등 4개 섬이 위치해 있으며, 모두 이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어 본토와 가까운 전진 방어선 역할을 한다. 해협 서쪽에는 아부무사(Abu Musa), 대툰브(Greater Tunb), 소툰브(Lesser Tunb) 등 3개 섬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이어온 곳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대형 유조선과 군함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략 요충지다.
기존에는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집중된 하르그 섬이 주요 공격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해당 섬을 제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CNN은 하르그 섬 공격 시 석유 인프라가 파괴될 경우 이란 경제뿐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장기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보다 제한적인 목표 설정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장은 현재 배치된 해병원정대 병력 약 5000명을 서쪽 3개 섬 장악에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르그 섬보다 이 지역을 점령하는 것이 전략적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전후 경제 구조를 훼손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 작전 수행 과정에서는 또 다른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해병대 상륙작전을 위해서는 해협 동쪽을 먼저 통과해야 하는데, 이 지역이 이란의 핵심 방어선이기 때문이다. CNN 군사분석가 세드릭 레이턴은 라라크 섬에서 발사되는 미사일과 소형 공격정을 활용해 이란이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중 투입 전력 역시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함정 탑재 CV-22 오스프리와 헬리콥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려 방공망의 표적이 되기 쉽다. 설령 섬을 점령하더라도 주둔 병력은 이란 본토에서 발사되는 드론과 미사일, 포병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군사적 위험뿐 아니라 외교적 변수도 남는다. CNN은 서쪽 3개 섬을 점령하더라도 외교적 딜레마가 남는다고 짚었다. 해당 지역을 이란에 반환할지, 아니면 영유권을 주장해 온 UAE에 넘길지를 두고 새로운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작전 구상은 제한적 군사 행동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경우 전쟁의 성격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할지 여부가 향후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