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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립·은둔 청년, 이제 가족도 돌본다…청년·가족 통합 케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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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4. 07. 11:49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발표
방에 갇힌 청년 5만4000명…부모교육 2만5000명·전년대비 10배 확대
아동·청소년기 조기진단…예방 중심으로 전환
5년간 1090억 투입·91만3000명 지원
오세훈 시장,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 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전국 최초로 외로움, 고립·은둔 문제에 정면으로 맞섰던 서울시가 이번엔 치유의 범위를 청년 개인에서 가족 전체로 확장했다. 고립·은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부모와의 갈등 등 가족 불화가 지목되면서, 청년만 치유해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7일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기존 대책을 강화하고 가족 지원을 신설해 전면 버전업했다. 생애주기별 가족 지원, 정서 및 전문의료 지원, 사회적응 및 자립지원, 고립·은둔청년 발굴 및 관리시스템 강화, 인식개선의 5대 분야 18개 과제로 구성된다.

특히 복지실 고독대응과를 중심으로 미래청년기획관, 시민건강국 정신건강과, 평생교육국 청소년정책과, 여성가족실 가족담당관, 정원도시국 동물보호과까지 6개 실·국·관이 한 테이블에 앉아 설계한 이번 대책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청년 정책이 특정 부서의 영역에 머물던 관행을 깨고, 복지·정신건강·가족·청소년·동물복지까지 아우르는 다부처 통합 거버넌스를 구현했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1090억원을 투입해 91만3000명(누적)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투자"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청년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 내 은둔청년은 약 5만4000명(2%), 고립청년은 약 19만4000명(7.1%)으로 추정된다. 2022년과 비교하면 은둔청년 비율은 1.2%에서 2.0%로, 고립청년은 3.3%에서 7.1%로 가파르게 늘었다. 청년 은둔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만 연간 5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가족을 치유 주체로 끌어들인 것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의 80~90%가 부모·형제자매와 함께 살고 있으며, 가족의 61.9%가 자녀의 고립·은둔으로 본인도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사회 안전망 밖에서 고립·은둔 청년의 돌봄을 오롯이 가족이 떠안아온 현실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오 시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듯 부모들의 마음의 병부터 치유해야 아이들의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접근법을 부모와 가족 전체로 시야를 넓힘으로써 발생원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부모와 문제가 없는 경우엔 취업이나 입시 등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고립·은둔이 생겨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도 가족들이 함께 노력해야 치유가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는 부모교육 인원을 지난해 2287명에서 올해 2만5000명으로 10배 이상 대폭 늘리고, 부모·형제자매를 지원하는 '가족지원 리빙랩'도 새롭게 도입한다.

고립은둔프로젝트
서울시
◇ "부모 치유가 먼저"…가족 갈등이 원인 중 하나, 가족 전체로 시야 확대
가족 지원은 생애주기별로 세분화된다. 아동·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25개 가족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연계해 고립·은둔 검사와 맞춤형 1대 1 상담을 제공하고, 2인 이상 가족 대상 3회기 이상 상담도 지원한다. 자녀와의 대화법, 내 아이 자존감 키우기 등 부모교육 프로그램은 강의형과 참여형으로 나눠 운영한다.

고립·은둔 청소년을 자녀로 둔 보호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주제별 자조모임도 새롭게 운영되며, 부모·자녀 관계 회복을 위한 가족동행캠프도 신설된다. 가족지원 리빙랩은 올해 100가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서울잇다플레이스 1개소와 25개 청년기지개센터 지역센터를 거점으로 활용한다.

심리 지원 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대학·학원가 등 청년 밀집 지역에 '청년마음편의점' 5곳을 열고, 유기견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외출과 사회활동을 유도하는 '마음나눌개' 프로그램도 새롭게 시작한다. 오는 7월에는 조기정신증·정신질환 고위험군 청년을 위한 전담 의료센터 '청년 마음클리닉'이 은평병원 내 설치된다. 자살고위험군에게는 치료비를 연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청소년 지원의 핵심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 확대다. 현재 노원·도봉·성북·송파 4개소에서 내년까지 9개소로 늘리고, 발굴부터 방문상담·자조모임·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그러나 고립·은둔 청년의 12.6%가 10대부터 고립이 시작됐다고 답한 만큼, 학교 재학 중 단계에서의 선제 개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진우 시 평생교육국장은 "올해는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을 지원하는 교육청 연계 공간인 위(Wee)센터와 협력해 행복동행학교 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교 부적응 고위기 청소년에 대한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또 "5개 권역별로 청소년 종합지원센터를 만들어서 교육청과 전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방 안에서 100m 걷기부터…단계별 세상과 연결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청년을 위해서는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서울In챌린지'가 운영된다. 1인 미디어 창작, 시각장애인 도서 입력 등 비대면 활동으로 사회와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후 손목닥터9988과 연계한 나홀로 걷기 미션으로 시작해 2~3인 함께 걷기로 이어지는 '서울Go챌린지'도 함께 운영한다. e스포츠·정원·한강 수상스포츠 등 외부활동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적응도 돕는다.

윤종장 시 복지실장은 단계별 접근을 강조하며 "우선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서울In챌린지'로 비대면 활동부터 시작해, 반경 100m 나홀로 걷기 미션(서울Go챌린지 1단계)을 거쳐 점진적으로 외부활동을 넓혀가는 구조다. 외부활동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사회에 적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의 고립·은둔 청년 정책의 지난 4년간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지원에 참여한 청년의 사회적 고립도는 평균 13% 낮아졌고, 우울감은 17.3% 감소, 자기효능감은 13% 상승했다. 참여 가족의 부모·자녀 간 소통도 7%포인트, 관계 만족도는 8%포인트 개선됐다. 외로움안녕120 상담 3만3148건, 서울마음편의점 이용 5만9605명, 365서울챌린지 참여 8만853명 등 시민 접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오 시장은 "외로움을 방치하는 사회는 결국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며 "단 한 명의 청년도 외로움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서울시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 발표9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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