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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업’ 속도내는 기아… 49兆 투자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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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4. 09. 18:03

중장기 성장 사업 전략·재무 로드맵 공개
EV·HEV 병행 확대 2030년 413만대 판매
2029년 도심 주행 가능한 '레벨2++' 전환
PBV·로봇 결합으로 물류 사업 동시 추진
기아 2026 CEO 인베스터데이 무대에 오른 보스턴다이내믹스사의 아틀라스. /제공=기아
기아가 내연기관 중심 완성차 기업의 틀에서 벗어나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단순 라인업 확장을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접목해 중장기 성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로드맵을 공개했다. 2030년 글로벌 판매 413만대와 시장점유율 4.5%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를 병행하는 기존 포트폴리오에 PBV와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더하는 전략을 내놨다.

판매 전략은 EV와 HEV를 함께 키우는 '이중 구조'다. HEV는 소형부터 대형, 픽업까지 적용 라인업을 확대하고, EV는 진입 장벽이 낮은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힌다. 이에 따라 HEV 판매는 2026년 69만대에서 2030년 110만대로 늘리고, 생산능력도 40만대 추가 확보한다. EV는 2030년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라인업을 2026년 11개에서 2030년 14개로 확대한다.

전동화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판매 목표 상향이 아니다. 차세대 EV 플랫폼을 도입해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에너지 밀도 개선까지 추진하고,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결합한다.

이를 위해 2027년 말 첫 SDV 개발을 완료하고, 2029년 초에는 고속도로와 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2++' 기술을 적용한다. 첫 SDV에는 SDV 아키텍처 'CODA',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차량용 에이전틱 AI '글레오 AI' 등을 탑재한다.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 전략도 구체화했다. 엔비디아와 데이터 연합을 구축하고, 양산차에서 확보한 실주행 데이터를 자율주행 학습과 성능 개선, 제품 적용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체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고도화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PBV 전략도 강화한다. 2027년 PV7, 2029년 PV9을 순차 출시해 풀라인업을 완성하고, 2030년 23만2000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화성 EVO 플랜트를 PBV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고, 인근 컨버전 센터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연계해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로보틱스 전략도 구체화했다. 기아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업을 통해 제조 혁신과 물류 신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본격 투입하고,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으로 확대 적용 예정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확장해 제조 현장에서 안전성과 생산성, 품질 향상을 추진한다.

물류 영역에서는 PBV와 로봇의 결합을 강조됐다. 기아는 PV7과 PV9에 로봇 기술을 결합한 솔루션을 통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가령 자율주행 물류 로봇 스트레치를 재고 정리와 하역 작업에 이용하고, 스팟이 집앞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식이다.

지역별 성장 전략도 세분화했다. 미국에서는 2030년 102만대, 시장점유율 6.2%를 목표로 HEV 라인업을 4개에서 8개 차종으로 확대하고 SUV 확대와 픽업 시장 진출을 병행한다. 유럽에서는 EV 수요 증가에 맞춰 2030년 74만6000대 판매와 4.8% 점유율을 노린다. EV 판매 비중을 66%까지 끌어올려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인도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와 딜러망 확충, 현지 생산 유연화로 148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할 투자도 대폭 늘린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49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에 2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넘어 SDV와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년간 이뤄온 혁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EV, HEV,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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