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30대 신규가입 56%↑
크루즈·골프 등 여가 상품 인기
선수금 기반…수익 장기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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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확장성보다 실효성이다. 제휴 상품과 전환 서비스 이용률은 늘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사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조업의 본질인 장례 서비스와 가전·여행·교육·웰니스 서비스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지도 숙제다. 자칫 사업 다각화가 브랜드 확장보다 제휴 나열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수익성과 고객 유지 효과를 입증해야만 한다.
이에 최철홍 회장이 직접 나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1991년 보람상조를 설립한 최 회장은 가격정찰제와 고인 전용 리무진, 온라인 추모관 등 당시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서비스를 도입하며 상조업 대중화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상조 서비스를 장례 이후 영역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여행·웨딩·건강관리·돌봄 등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11일 보람그룹에 따르면 2025년 기준 20·30세대 신규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55.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20대 가입자가 52.2%, 30대는 57.0% 늘었다. 같은 기간 웨딩·크루즈 등 전환 서비스 이용률도 전년 대비 17.5% 상승했으며 특히 크루즈 여행 이용률은 26.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장례 서비스 중심이던 상조업이 젊은 세대의 생활·여가 소비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이 최근 '라이프 큐레이터'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객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만 회사를 찾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행과 웰니스, 건강관리와 돌봄까지 아우르는 '생애 전반 관리 기업'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보람그룹의 최근 사업 확장 속도는 공격적이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가전·모바일 구매와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전국 삼성스토어에서 AI 가전과 갤럭시 스마트폰 등을 구매·구독하면서 상조 서비스까지 함께 가입할 수 있는 구조로, 단순 제휴 상품이라기보다 상조 서비스를 일상 소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호텔·리조트 분야로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보람그룹은 산하HM과 손잡고 전국 호텔·리조트에서 숙박·웨딩·연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상조업의 무게 중심을 장례식장에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법률·웰니스 영역으로도 확장 중이다. 메가스터디교육과는 회원 자녀 대상 교육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법무법인 세종과는 법률·세무·회계 자문 서비스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원대학교와 손잡고 승마·골프·수영 등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섰다.
특히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은 최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사업 방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람그룹은 최근 AI·IoT 기반 시니어케어 플랫폼 '케어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접촉 센서를 통해 고령자의 생활 패턴과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 보호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상조업의 영역이 '장례 이후'에서 '장례 이전 돌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 고령가구 증가로 돌봄 공백 문제가 커지면서 상조업계 역시 시니어 돌봄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보람그룹은 반려동물 상조 '스카이펫',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비알' 등을 운영하며 장례 중심 사업 구조를 일상 소비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국 직영 장례식장을 활용한 ESG 행보 역시 최 회장의 색깔이 짙게 반영된 영역으로 평가된다. 보람그룹은 장례식장을 지역사회 기부와 사회공헌 거점으로 활용하며 지역 밀착형 ESG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지역사회 누적 기부금은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다만 상조업 특유의 보수적인 이미지와 선수금 기반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생활 플랫폼 전략이 실제 수익성과 장기 체류형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제휴 사업이 늘어날수록 기존 상조 서비스와의 연결성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느냐도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고령화와 구독경제 확산이 맞물리면서 상조업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회원을 모집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오랫동안 고객의 일상 안에 머물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전통적인 상조 서비스를 넘어 고객 생애 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라이프 큐레이터로서 저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이종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제휴 파트너십과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고객 중심의 라이프케어 생태계를 보다 정교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