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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분석, 기로에 선 미 자본주의와 미래 세대 운명 가를 3대 핵심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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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01. 11:00

WSJ "상위 1% 부 점유율 30.8%·관세율 7배 급등 불평등 심화"
성장과 재분배 갈림길 속 연방 R&D 예산 급감 및 순이민 제로화
정부, 시장 실패 교정과 정경유착 차단 과제
블랙프라이데이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상점이 2025년 11월 27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알리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 자본주의가 경제 기회 배분, 세계 경제 관여, 정부와 시장의 균형이라는 세 가지 핵심 질문 앞에 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상위 1% 가구의 부의 점유율은 2024년 기준 30.8%로 1989년의 22.8%에서 급등했고, 수입품에 대한 평균 실효 관세율은 약 12%로 10년 전의 약 7배 수준에 달한다. WSJ는 인공지능(AI)과 청정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번영을 공유하는 길, 경제적 승자와 패자의 간극을 넓히며 세계 경제 흐름을 막는 장벽을 쌓는 길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미래 세대의 삶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미 중위 가계 소득 1% 미만 성장 정체…상위 1% 부 점유율 22.8%→30.8% 불평등 심화

미국 경제의 파이가 지난 반세기 동안 더디게 커지면서 기회 격차가 확대됐다고 WSJ는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2025년 중간 전일제 남성 임금근로자의 주급은 1325달러(약 182만원)로 1979년 수준과 사실상 동일하다. 전형적인 미국 가계의 실질 연 소득은 지난 50년간 연 1% 미만으로 성장하는 데 그쳤다.

대졸자의 고졸자 대비 임금 프리미엄은 같은 기간 30%에서 55%로 확대됐는데, 이는 재능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급격히 증가한 결과라고 WSJ는 분석했다.

상위 1% 가구의 부의 점유율은 1989년 22.8%에서 2024년 30.8%로 뛰었다. 하버드대 연구기관 오퍼튜니티 인사이트(Opportunity Insights)에 따르면 1945년생 아동의 약 90%가 30세 시점에 부모보다 높은 소득을 올렸지만, 1985년생의 경우 이 비율은 약 50%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미국인의 78%는 '우리 자녀 세대의 삶이 우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AI가 미래 노동시장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이 전통적인 일자리를 계속 대체하고, 막대한 새로운 부가 창출되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국가 차원의 보편적 기본소득(UBI)이 등장할 것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젠슨 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백악관에서 진행된 '미국 투자' 행사에서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부유세 부과 및 기본소득 도입 재분배론 vs 연방 R&D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두 경로가 대립하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재분배 방식으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순자산 10억달러(1조5156억원) 이상 거주자에게 5% 일회성 부과금을 물리는 주민투표 제안이 나왔고,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순자산 5000만달러(758억원) 이상 가구에 연 2%, 10억달러 이상 가구에 연 6%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성장 중심 방식의 구체적 수단으로는 연방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조기교육을 포함한 생애 전 단계의 인적 자본 투자가 제시됐다. 미국 5세 이하 아동 약 2500만명 각각에 4000달러(606만원) 상당의 고품질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연 1000억달러(151조6200억원)가 소요되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인간발전경제학센터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조기교육 개입의 사회적 편익은 비용의 7배에 달한다.

그러나 연방 정부의 R&D 지출은 1963년 GDP 대비 2.8%에서 2023년 0.6%로 급감했고, 연방 정부의 65세 이상 지출은 26세 미만의 6배에 달해 세대 간 투자의 역주행이 구조화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관세왕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백악관 집무실 사진에 '관세 왕'이 적혀 있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 평균 실효 관세율, 7배 급등...트럼프 행정부의 장벽 강화와 이민 제로화 급선회

미국이 스스로 80년간 구축해온 개방적 세계 경제 질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후 해체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고 WSJ는 진단했다.

무역과 세계화에 대한 미국인의 양가적 정서를 포착해 당선·재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적국을 가리지 않고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약 12%로 10년 전의 약 7배에 달하며, 악명 높은 스무트-홀리(Smoot-Hawley) 관세 시대 이래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순이민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규 취득자에게 10만달러(1억516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돼 고급 인재 유입마저 제한되는 양상이다.

WSJ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 세계화도, 장벽 확대만도 아니라 세계 경제 관여와 노동시장 역량 투자의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벤처 캐피털의 3분의 2가 미국 기업으로 향하고, 미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이 고용한 2990만명 근로자의 2023년 평균 총 보상액은 9만7078달러(1억4718만원)로 민간 부문 나머지 평균보다 약 20% 높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인들이 갈망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WSJ는 짚었다.

트럼프 애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향후 4년간 미국에 대한 애플의 6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팀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선물로 24K 금 받침대에 세팅된 애플 유리 접시가 놓여 있다./UPI·연합
◇ WSJ, 시장 실패 교정·경쟁 촉진·정경유착 차단 등 정부 원칙 제시

정부와 시장의 균형과 관련, WSJ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시장 감독 실패 사례로 제시했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008년 10월 의회에서 "조직, 특히 은행 등의 자기 이익이 주주와 자기 자본을 보호하기에 가장 적합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것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WSJ는 이 같은 시장 실패 사례를 짚으며 균형 잡힌 정부 역할을 위한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시장 실패(market failure) 교정으로 기초 R&D·정부 통계·공중 보건 등 공공 수익률이 높은 분야에 정부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 배출 등 외부 비용을 유발하는 활동에는 규제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경쟁 촉진으로 시장 집중을 억제하되 기업이 탁월한 경쟁력으로 성장한 것인지, 불공정하게 독점을 구축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셋째, 안전을 위한 규제와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분리해야 하며, 주택 부족을 야기하는 용도지역제(zoning) 규제, 송전선 허가 절차 장기화, 연방 보조금이 대중교통 버스의 맞춤형 제작을 장려해 규모의 경제를 저해하는 구조가 대표적인 성장 저해 사례로 지목됐다.

넷째, 크로니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정경유착) 차단으로 정치적 연줄에 따른 정부 보조금·계약·관세 면제 배분은 납세자 자원을 낭비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침식한다고 WSJ는 짚었다.

WSJ 시리즈 저자인 매슈 슬로터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학장과 브루킹스연구소 허친스 재정통화정책센터의 데이비드 웨셀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더 큰 번영의 길을 택할 수 있을지는 정책 설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영감을 주고 합리적이며 통합적인 비전을 제시할 지도자가 나타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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