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미 안보우산 불신 속 이란 접촉 확대
선사들 "이란 안전 확약 필요"…통항 재개 수주∼수개월...에너지 흐름 회복 202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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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도 선사와 보험사의 안전 판단, 기뢰 위험, 안전 항로 설정에 달려 있어 즉각 정상화는 어려우며, 걸프 아랍국들은 미국 안보 보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이란과의 관계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 이란 지도부, 미와 종전 MOU 타결을 '승리'로 선전…아라그치 외무장관, 주변국에 MOU 설명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외교적 성과가 "세계의 불량배들에 맞선 이란 국민의 명예 훈장"이라며 "시온주의 정권의 우려와 분노가 이란 국민의 성공과 승리의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의 지시와 지원 없이는 이 같은 성과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역사적 저항과 군의 용맹으로 이란은 최종 승리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들은 원했지만 이루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에스마일 카아니 준장도 "신앙에 뿌리를 둔 저항이 다시 한번 승리를 이뤘다. 피가 검을 이겼다"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해 MOU 내용을 설명하면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완전 중단이 MOU 이행의 핵심이며 미국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고 IRNA가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도 통화해 지역 안정을 위한 협의 강화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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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로이터는 이란 정권이 미국의 군사 작전을 버텨냈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가 접촉한 이란 관리 4명과 전직 관리 1명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강경파와 일반 국민의 상충하는 요구 사이에서 기로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강경파는 미국과의 대결에서 이란이 승리했다고 확신하며 더 강경한 대(對)미 협상 노선과 재무장 우선을 요구하는 반면, 일반 국민은 수년간의 제재와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통화가치 급락·광범위한 실업과 산업·인프라 피해에서 벗어나 생활 수준 향상을 원하고 있다.
한 이란 관리는 이번 합의를 커진 대중 기대 때문에 '양날의 검'이라고 규정했다. 혁명수비대는 체제 생존을 위해 합의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른바 페이다리(Paydari) 전선 등 일부 강경파는 더 나은 조건을 얻기 전 미국과 협상하는 데 반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페이다리 전선에는 유력 의원·원로 정치인·언론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돼 있으며, 전쟁 시작 이후 거리를 가득 채운 친(親)체제 군중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한 이란 바시즈(Basij) 민병대원은 "우리 지도자를 순교시킨 적과 협상하는 건가. 하메네이 이맘(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피는 어떻게 갚을 것이냐. 이게 무슨 이슬람 정부냐. 이제 금요일에 이맘의 살해자들과 악수하자는 것이냐"며 합의에 반발했다.
이란 관리들은 제재 완화나 동결자산 해제로 확보되는 재원이 재건, 은행 유동성 공급, 광범위한 경제 지원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미드레자 아지지 독일국제안보연구소(SWP) 방문연구원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 그것도 임시 합의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란 성직자 지배체제의 실제 문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바탄카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합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누구에게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후 국내 통제가 매우 중요해진 지금, 정치적 자유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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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미·이란 MOU가 총성을 멈출 수 있어도 3개월 이상의 전쟁이 남긴 세력 균형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이란이 정치적으로 힘을 얻고 걸프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 중동협상관을 지낸 아론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에픽 퓨리(Epic Fury·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명)'는 대실패였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기반 걸프연구센터의 압둘아지즈 사거 의장은 "미국은 무조건 항복에서 MOU로 후퇴했다. 이란 정권 교체도, 미사일·핵 문제 해결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원하지 않은 전쟁의 비용을 떠안은 걸프 아랍국들이 이란의 미사일·드론·대리세력 위협에 노출됐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하산 알하산 연구원은 "MOU는 이란의 미사일·드론·지역 민병대 네트워크 등 핵심 안보 우려를 거의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안보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걸프국이 "알아서 살아남도록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밀러 연구원은 "서명될 것은 평화가 아니라 인정"이라며 "전쟁의 야망이 성과를 앞질렀고 전장은 교착 상태를 낳았으며, 가장 큰 대가를 치른 걸프국들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지반 위에서 안보를 재설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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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타결 소식에도 선사들은 즉각적인 호르무즈 통항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 피스카타웨이 소재 세이프시그룹의 S.V. 안찬 회장은 "이란으로부터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명확한 확약을 원한다. 이란으로부터 우리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가스운반 선사 스텔스가스의 해리 바피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에는 진짜이길 바란다"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약 500척의 대형 상선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다. 일본선주협회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기다리겠다"며 일본 관련 선박 38척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다고 밝혔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약 1만1000명의 고립 선원을 대피시키기 위한 보안 보장 마련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국제 해운단체 빔코(BIMCO)의 야코프 P. 라르센 최고보안책임자(CSO)는 선박들이 일제히 빠져나오면 항행 사고·충돌 위험이 매우 크다며 IMO 같은 중립 기관이 안전 경로와 출항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 글로벌 에너지는 걸프국들이 올봄 하루 최대 1500만 배럴,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15%에 해당하는 생산을 줄였다며 2분기 글로벌 석유 및 관련 연료 소비가 약 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 에너지 업계, 걸프 생산 회복 장기전 전망…완전한 흐름 회복은 2027년 가능성
이처럼 에너지 공급 흐름의 완전 정상화에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NYT는 전망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EO는 "분쟁 종료 후에도 전쟁 전 물동량의 80% 회복에 최소 4개월이 걸리며 완전 회복은 2027년 1~2분기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셸의 와엘 사완 CEO도 "6~12개월은 일종의 균형 상태를 찾는 데 걸릴 것이며 이는 모든 것이 빠르게 재가동된다는 가정 하에서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