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000년 이후 중동에서만 11차례 연간 수주 1위
이란서도 사우스파 가스전 등 EPC 맡아
경제 제재 따른 계약 해지 전례…재건 자본 충당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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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동은 현대건설이 전략적으로 공을 들여온 핵심 해외 시장 중 하나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서 대형 플랜트와 인프라 사업을 수행하며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입증해 왔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수주 통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동 지역 연간 수주 실적 1위를 11차례 차지했다.
현대건설의 중동 내 위상은 현재 수주잔고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현대건설은 이라크,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에서 원전, 정유, 수처리, 전력, 석유화학 분야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미랄, 자푸라, 마잔 등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핵심 시장에서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서 이른바 재건사업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쟁 이후 발전·송전 설비와 석유·가스 처리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 복구 수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에너지 생산 및 정제 인프라가 재건의 핵심 축이 될 경우, 대형 EPC 수행 경험을 갖춘 국내 건설사들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란 사우스파(South Pars) 가스전 등 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과거 사우스파 가스전 2·3·4·5단계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약 28억달러 규모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과 1990년대 걸프전 이후 중동 지역 복구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주목된다.
다만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가장 큰 관건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 여부다. 제재가 유지될 경우 한국 기업의 직접적인 사업 참여는 물론 대금 결제와 금융 조달 구조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실제 현대건설은 2015년 이란 아흐다프(AHDAF)와 체결했던 석유 정제시설 공사 계약을 미국의 대이란 제재 여파로 2018년 해지한 바 있다.
재건 재원 조달 방식도 변수다.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 조건으로 대규모 재건 기금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원이 글로벌 민간 자본을 통해 충당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실행 과정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 기업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사업 참여가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건설은 종전 논의 자체보다 정치·외교적 안정과 발주 여건 조성 여부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정치·외교적 상황 안정화 여부와 발주 환경 형성 여부를 우선적으로 지켜보는 단계"라며 "종전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중동 지역 내 노후 에너지·플랜트·인프라 전반에 대한 중장기 재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단기적인 수주 확대보다는 정치적 안정과 재원 조달 구조가 명확해진 이후 점진적으로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