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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집회’ 자체 판단·단속한다는 경찰…“집회 자유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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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찬 기자

승인 : 2026. 07.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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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 추진
1~4단계 나누고 인력 배치 효율화
'혐오 표현'은 불법인 3단계로 분류
위헌 다투는 기준 그대로 집시법 포함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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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멸공 페스티벌'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노 차이나'(No China)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특정 집단을 겨냥한 혐오표현 등이 예상되는 집회를 불법 유형으로 분류하고 관련 집회를 금지하는 법 개정까지 추진하면서 기본권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온라인 혐오표현 규제를 둘러싼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집회 현장에서도 불명확한 기준과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 추진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집회 유형을 4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 차등 대응체계를 추진 중이다. 1~2단계는 준법 집회 중에서 소음, 교통체증 가능성에 따라 나눴다. 3~4단계는 불법으로 분류하고 집단 마찰부터 폭력 사태까지 위험도에 따라 구분했다. 단계별로 기동대 등 경찰 인력 배치와 대응 수준을 다르게 해 불필요한 경력 소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1단계는 기동대 배치 없이 관할 경찰서 차원에서만 대비하고 폭력·점거로 이어질 위협이 있는 4단계는 강제해산까지 대비하는 식이다.

경찰은 특정 국가·집단을 겨냥한 혐오 집회나 주요 인사의 거주지·근무지 주변에서 모욕적 발언과 과도한 소음을 동원하는 집회 등을 집회의 자유를 악용한 '꼼수 집회'로 보고 있다. 이에 불법으로 분류한 3단계 집회 유형으로 '혐오표현, 특정인·단체 괴롭히기'를 제시했다. 특히 경찰은 혐오표현의 구체적 예시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혐오 집회를 들었다. 경찰은 해당 유형의 집회를 경찰력 '적정 배치'로 선제 관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국회와 협의해 '성별·종교·장애·인종·국적·민족 등을 이유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는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혐오표현 규제가 도입됐지만 집회 현장에서는 이를 직접 규율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에 경찰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적용도 논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원준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 집행자의 자의적 해석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고,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공공안녕 위험분석 결과에 따라 집회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혐오표현 여부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기준이 집시법에 그대로 적용되면, 결국 현장 경찰관의 판단에 따라 경찰력 투입이나 대응 수준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집회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라며 "혐오표현을 사회적 합의 없이 일괄 개념으로 규제하면 공권력과 국민 기본권은 반드시 부딪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홍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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