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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오데사 3대 항만 마비…농산물값 급등·세계 식량위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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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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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사 3대 항만 3주간 집중 포격…국제 선주, 운항 잠정 중단
우크라 곡물·식물성유 수출 29.7% 감소…농산물 가격 추가 상승 위험
카자흐스탄, 푸틴에 전쟁 동결 촉구…트럼프-젤렌스키 28일 백악관 회담
Russia Ukraine War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드론이 하르키우의 민가를 타격해 숨진 여성의 시신 곁에서 애통해 하고 있다./AP·연합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키이우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오데사 3대 항만을 집중적으로 포격하면서 국제 선박 운항이 잠정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륙과 카스피해를 타격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항만 마비에 따른 세계 식량 위기를 경고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동결을 요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회담한다.

UKRAINE RUSSIA CONFLICT
우크라이나군 제93독립기계화여단 공보실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으로 전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드루시키우카의 한 거리에 포격으로 생긴 구덩이가 보인다./EPA·연합
◇ 러시아, 키이우·우크라 북부 공습…우크라, 러 정유시설·카스피해 유전 반격

러시아는 26일 키이우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낙하한 파편으로 최소 3개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파편이 화재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들이 여러 차례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드론은 체르니히우의 슈퍼마켓도 타격했다. 10세 어린이를 포함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자포리자에서는 러시아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루마니아군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드론을 F-16 전투기로 격추했다. 이 같은 사례는 사흘 동안 세 차례 발생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과 병참 거점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세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카스피해의 러시아 루코일(Lukoil) 필라놉스키 유전 플랫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보안국은 러시아와 이란 간 군사물자 수송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화물선 2척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내수 연료 부족으로 휘발유 수출 금지를 연말까지 연장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 모집해 보로네시 지역에 배치하고, 새 탄도미사일 발사대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장거리 공방은 전선을 넘어 에너지·물류 기반시설로 확대되고 있다.

Russia Ukraine War
기니비사우 국적 곡물 운반선 골든 레오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인근 흑해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연기를 내뿜고 있다./AP·연합
◇ 러시아, 오데사 3대 항만 3주간 포격…국제 선주, 운항 잠정 중단

러시아는 최근 3주간 피우드네·오데사·초르노모르스크 등 오데사 3대 항만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국제 선주들은 지난 23일부터 모든 선박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현지 르포를 통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민간 항만 운영사 TIS의 올렉시 슐라파코프 구매 책임자는 러시아가 항만시설뿐 아니라 "움직이는 모든 것"을 공격한다며 선박의 국적과 화물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6개 터미널을 운영하는 TIS는 연간 약 1300만t의 곡물 수출 능력을 갖췄다.

기니비사우 국적 화물선 골든 레오(Golden Leo)는 19일 러시아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 당시 선원 9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선박은 26일 오데사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인도는 별도 공격으로 자국민 4명이 숨지자, 러시아 대사를 소환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러시아는 제트엔진을 탑재한 드론도 확대 투입하고 있다. 슐라파코프 책임자는 기존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이 속도에서 밀리고 있다며 탄도미사일 방어에 필요한 패트리엇 요격탄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드론업체 와일드 호넷(Wild Hornets)은 신형 '샤헤드 킬러'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형 요격 드론을 이르면 가을께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UKRAINE-CRISIS/ATTACK-ODESA
한 우크라이나 주민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오데사의 아파트 건물 발코니에 서 있다./로이터·연합
◇ 오데사 항만 마비, 농산물 수출 29.7% 감소…현물가격 지수 2023년 7월 이후 최고

항만의 군사적 취약성은 우크라이나 수출 경제를 넘어 세계 식량 공급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한델스블라트는 우크라이나 기업수출진흥청(EEPO) 자료를 인용,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액은 2021년 123억달러(17조9690억원)에서 2025년 73억달러(10조6645억원)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식물성유 수출액도 같은 기간 69억달러(10조802억원)에서 62억달러(9조576억원)로 줄었다.

두 품목의 2025년 수출액은 135억달러(19조7222억원)다. 2021년 192억달러보다 29.7%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10개 주요 농산물 현물가격 지수는 이번 주 202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위원회(UAC)의 올렉산드르 추마크는 현재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2022년에는 세계 식량 비축분이 충분했고 러시아도 수출했지만, 현재는 러시아 수출도 막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오데사 항만에 이어 다뉴브강 내륙 항만도 타격했다. 일부 선사는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2022∼2023년 유럽연합(EU)이 운영한 연대 회랑(Solidarity Lanes)도 우크라이나의 수출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어떤 나라도 세계를 굶길 권리가 없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27일 긴급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회담하고 있다./AP·연합
◇ 유엔, 러시아군 성폭력 의혹 310건 확보…남성 피해자 280명

경제 기반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포로와 민간인 구금시설에서의 인권침해 의혹도 전쟁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러시아군의 성폭력이 우크라이나 전쟁포로(POW)와 민간인 억류자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활용됐을 정황이 축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력 의혹 약 310건에 관한 증언을 확보했다.

피해자는 남성 280명·여성 26명·여아 4명이다. 피해 유형에는 강간과 집단강간, 생식기 훼손, 전기충격, 생식기 구타 등이 포함됐다. 유엔이 면담한 우크라이나 출신 전직 포로는 모두 러시아 수용시설에서 고문이나 학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은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러시아 내 9개 수용시설에서 포로와 민간인에 대한 학대가 발생했다고 WSJ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 군인들의 성폭력 의혹 약 400건을 수사하고 있다. 남성 피해자는 148명이다.

러시아군 포로의 약 절반도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비율은 5% 미만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유엔 감시단의 구금시설 접근을 허용했다. 러시아는 유엔 조사관의 점령지와 구금시설 접근을 거부했다고 WSJ가 전했다.

보스니아 전쟁범죄를 수사한 미국 출신 국제검사 데이비드 슈벤디만은 지휘관들이 직접 명령하지 않았더라도 상황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WSJ에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과 연방교도소청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성폭력 의혹을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이라며 부인해왔다.

RUSSIA KAZAKHSTAN DIPLOMACY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옴스크에서 열린 제22차 러시아·카자흐스탄 지역 간 협력 포럼 전체회의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EPA·연합
◇ 카자흐스탄 대통령, 푸틴에 전쟁 동결 촉구…트럼프·젤렌스키 28일 백악관 회담

전장과 수용시설에서의 압박이 커지면서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서방을 넘어 러시아 우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25일 러시아 시베리아 옴스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푸틴에게 전쟁 동결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분쟁은 동결돼야 한다"며 카자흐스탄은 이 분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과 주요국의 안전보장을 결합한 2022년 이스탄불 협상 틀의 복원도 제안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 전쟁에 관한 "많은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재자로 나서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메시지 전달을 요청한 주체도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이번 발언을 러시아의 핵심 우방인 카자흐스탄이 내놓은 가장 직접적인 전쟁 중단 요구로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고려하면 "동결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의 최우선 조건은 전쟁 목표 달성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원유 수출의 약 80%를 러시아 영토를 통과하는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송유관에 의존한다. 최근 송유관 공격으로 원유 수송이 중단되면서 카자흐스탄은 생산량을 줄였다고 FT가 전했다.

러시아 우방의 공개적인 전쟁 동결 요구와 미국 보수 진영 일부의 기류 변화가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을 앞두고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우파 활동가 로라 루머는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러시아 선전에 속았다(bamboozled)"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우파 팟캐스터 팀 풀도 우크라이나 승리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머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면담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공유하며 "매우 훌륭하다(Very good!!!)"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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