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쇳물 뿜어낸 핵심거점
에코아크서 '하이퍼 전기로' 도전
2028년 친환경 스마트 기지 구축
철근 불황 속 수출·AI로 공략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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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찾은 동국제강 인천공장. 1992년 국내 최초 직류 전기로가 가동된 이곳에서는 지금도 거대한 전기로가 쉼 없이 쇳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예열된 철스크랩이 샤프트(Shaft)를 따라 전기로(EAF) 안으로 떨어질 때마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불꽃이 번쩍였고, 내부는 붉게 달아올랐다.
인천공장은 국내 전기로 제강의 시작점이다. 1972년 동국제강이 한국강업을 인수해 전기로 제강 공장을 다시 짓고, 1992년 100톤 전기로를 가동하며 생산능력을 키웠다.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를 도입했다. 에코아크는 철스크랩이 S자 형태의 샤프트를 따라 이동하며 예열된 뒤 전기로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기존 전기로보다 전력 사용량을 25~30%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설비다.
이찬희 동국제강 인천공장장(전무)은 "전기로 설비는 일본 기술을 도입해 구축했지만 이처럼 풀생산 체제로 운영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일본에서도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하이퍼 전기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코아크 전기로를 운영하며 축적한 철스크랩 예열 기술을 한층 고도화해 전기로 가동 시간을 줄이고 전력 소비를 더욱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료와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지고 탄소 규제까지 강화되는 업계 상황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이라 볼 수 있다.
동국제강은 철스크랩의 온도와 적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 지원 과제로 추진 중이며 오는 2028년 공정 연구 완료가 목표다.
기술 혁신과 함께 현장 운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2023년 협력사 직원 971명을 직접 고용하며 생산·안전 관리 체계를 일원화했다. 정용노 동국제강 인천공장 관리담당 이사는 "직고용 이후 현장 소속감이 높아졌고, 안전과 생산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장 전체가 활기를 띠는 것은 아니었다. 전기로에서 나온 반제품(빌렛)이 향하는 1호 압연공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재고가 쌓이면서 예정에 없던 휴동에 들어간 것이다. 생산설비가 멈춰 선 모습은 얼어붙은 철근 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 공장장은 "32년간 인천공장에서 근무했지만 지난해와 올해가 가장 어려웠다"며 "집중 휴동은 물론 교대조 개편까지 단행해야 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동국제강이 선택한 돌파구는 해외였다. 과거 내수 중심이었던 철근 판매를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일본 등으로 확대하며 수출 비중을 크게 끌어올렸다. 상반기 생산량 약 70만톤 가운데 약 14만5000톤이 수출됐다. 현재 생산량의 17~20%가 해외로 나가면서 과거 1%에 못 미쳤던 수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각 국가별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도 수출 확대의 밑바탕이 됐다.
이 공장장은 "과거에는 내수만으로도 공장을 충분히 가동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해외 시장을 함께 공략하지 않으면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유럽 시장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으며, 각국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며 수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디지털 전환도 이어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제조혁신과 자동화 기술,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전문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인천공장은 두 개의 라인과 오랜 조업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하이퍼 전기로와 AI 기반 제조혁신을 통해 앞으로 5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원가·품질 경쟁력을 한층 높인 공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