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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딱딱하게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AI로 경과·예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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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8. 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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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AI 정량 CT 분석 기술로 폐 섬유화 추적
1년간 섬유화 점수 4% 이상 증가 시 사망 위험 증가…객관적 지표 마련
[사진 1]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최주애 · 호흡기내과 김호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
최주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왼쪽부터)와 김호철 호흡기내과 교수, 이호연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서울아산병원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며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진행성 질환 '특발성 폐섬유증'. 한 번 발병하면 회복이 어렵고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주요 암보다 낮아 예후가 불량한 질환으로 꼽힌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폐 섬유화 진행 정도를 수치화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최주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김호철 호흡기내과 교수, 이호연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폐 섬유화 부위를 수치화하고,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질병 진행 정도와 예후를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동화된 CT 정량 분석 기술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초기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4%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의료진의 시각적 판독이나 단순 폐기능 검사에서 벗어나 표준화된 객관적 평가 지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질병 진행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진행 정도를 폐기능검사로 평가해 왔다. 하지만 폐 안에서 섬유화가 어느 부위에 얼마나 진행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섬유화가 진행돼도 폐기능 수치만으로는 변화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실제 악화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CT 검사 역시 의료진마다 영상 판독 결과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시간에 따른 섬유화 패턴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흉부 CT 영상 내 망상(그물 모양)과 벌집 모양 음영을 AI 기반으로 자동 정량 분석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동일한 기준으로 반복 측정이 가능해 시간에 따른 폐 섬유화 범위의 변화를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524명)과 삼성서울병원(외부 검증 환자군 224명)에서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받고 1년간 CT 검사와 폐기능검사를 추적 관찰한 환자 748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정밀도를 입증했다.

분석 결과, 폐 섬유화 점수의 증가는 기존 폐기능검사에서 확인되는 질병 악화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성 폐활량이 5% 감소한 경우에는 폐 섬유화 점수가 2.72% 증가했고,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이 10% 감소한 경우에는 4.5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간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부 검증 환자군에서 이 기준값을 넘은 환자의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2.8배 높았다.

김호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폐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려워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질병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정립하고, 향후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중환자 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미국 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피인용지수 21.7)'에 최근 게재됐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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