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당 비대위원 1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두고 ‘지지 철회 후 신당 창당’이라는 초강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민노총은 이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노총 고위 관계자는 16일 “통진당 사태의 해법으로 민노총이 직접 개입하는 1안과 통진당에서 철수한 뒤 신당 창당을 하는 2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1안은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으나 당내 상황의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본다. 신당 창당 쪽을 심도있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민노총에서 신당 창당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12일 중앙운영위에서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당권파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다. 조 전 대표는 폭행 피해로 목관절의 수액이 이탈하는 디스크 증상이 발생해 목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이 관계자는 “당권파는 통진당 사태가 모두 (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조 전 대표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화살은 조 전 대표에게 돌리지만 실은 민노총을 겨냥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민노총은 이미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에 대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신당 창당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보는 정도이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인 구당권파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끝내 사퇴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당권파는 그러나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당을 깨고 나가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대표가 특히 신당 창당이나 분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도 재창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앞으로 혁신비대위가 현장 노동자들과 당원들의 실망과 분노를 치유할 수 있는 과감한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민노총이 지지철회나 탈당을 할 것이 아니라 당의 주인으로 나서서 당의 쇄신과 혁신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비대위에 민노총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위원장은 즉답을 피하고 “17일 중앙집행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민노총 내부에도 구당권파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도 변수다. 민노총이 통진당과 결별하고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내부 구당권파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민노총이 통진당에 대한 지지철회와 집단 탈장을 별개의 문제라고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진당의 최대 주주인 민노총이 움직일 경우 상당수의 비당권파가 이들과 뜻을 같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따라 민노총이 신당 창당에 나설지, 비대위에 참여해 쇄신의 주체가 될지 여부는 17일 중앙집행위에 달렸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