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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슬라마바드 담판 앞둔 미·이란…핵·해협·레바논 ‘3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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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09. 12:18

미, 밴스·위트코프·쿠슈너 협상단 파견…이란과 대면 회담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이란, 호르무즈 재봉쇄…휴전 첫날부터 쟁점 충돌
우라늄 농축 '레드라인' 대치…핵·제재 놓고 타결 전망 안갯속
Vance Iran US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8일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페렌츠 리스트 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투'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연합
미국과 이란이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직접 협상에 나서지만, 휴전 발효 직후부터 호르무즈 해협, 레바논 공습, 우라늄 농축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양측 모두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쟁점마다 입장차가 극명해 이번 회담이 중동 전쟁 종식의 돌파구가 될지, 일시적 휴전에 그칠지 주목된다.

◇ 백악관 "밴스·위트코프·쿠슈너 파견"…11일 이슬라마바드서 미·이란 첫 직접 담판

미국 백악관은 8일 J.D. 밴스 부통령이 스티브 윗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미국 협상단을 이끌고 이슬라마바드로 향한다고 발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첫 회담은 토요일 오전 열릴 것이며 우리는 대면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를 방문 중이던 밴스 부통령도 기자들에게 "협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휴전은 좋은 첫걸음이지만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직접 마주 앉는 자리다. 특히 2028년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그의 외교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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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구조대원과 시민들이 8일(현지시간) 베이루트 탈레트 알-카야트 지역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AFP·연합
◇ 이스라엘의 레바논 100곳 공습에 미·이란 대립…휴전 범위 두고 "별개 교전" vs "명백한 위반"

협상 최대 변수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휘소와 군사시설 100여 곳을 공습하며 이란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레바논 공격을 감행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최소 112명에서 최대 25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이번 공습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그건 협상의 일부이며 별개의 작은 교전"이라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도 "레바논은 휴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미국은 선택해야 한다. 휴전이냐, 이스라엘을 통한 전쟁 지속이냐. 둘 다 가질 수는 없다"고 압박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레바논 침략이 중단되지 않으면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적용 범위를 놓고 양측 해석이 정면 배치되면서, 첫 협상부터 휴전 범위와 적용 대상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RAN-CRISIS/OMAN-HORMUZ
선박들과 보트들이 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앞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 재봉쇄·통행료 징수 강행…이란 "배럴당 1달러, 비트코인 결제"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협상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휴전 후 일시 재개됐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다시 전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걸프 해역 선박들이 "허가 없이 통과를 시도하면 파괴될 것"이라는 이란 당국의 영어 경고 방송을 수신했다고 전했다.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수출연맹 대변인은 FT에 "모든 유조선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고 점검할 것"이라며 "요율은 원유 배럴당 1달러이고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하루 통과 선박을 12척으로 제한하고 IRGC 승인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를 합작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최우선 과제는 제한 없는 해협 재개통"이라고 강조했다.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충돌은 에너지·물류 안보와 직결된 만큼 협상 최대 경제 현안으로 꼽힌다.

이란 핵시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025년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으로 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GBU-57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구덩이가 보인다./EPA·연합
◇ 트럼프 "농축 우라늄 파내 제거"…헤그세스 "안 넘기면 가져올 것"

핵 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핵 '먼지(dust)'를 파내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그들이 넘겨주지 않으면 우리가 가져올 것"이라며 군사적 확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레빗 대변인은 우라늄 농축 문제를 "대통령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레드라인"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권 인정이 종전 전제라는 입장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의 '10개항 종전안'을 통해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제재 해제, 호르무즈 통제권 유지 등을 요구했다. 이란은 현재 60% 농축 우라늄 440㎏을 보유 중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핵폭탄 10발 이상 제조 잠재력 수준으로 평가된다.

백악관은 이란 공개안에 대해 "수용 불가"라고 일축했지만, 동시에 "비공개적으로는 더 합리적이고 간결한 안을 제시했다"고 밝혀 물밑 조율 가능성을 시사했다.

◇ 미 중간선거와 에너지 가격이 압박한 대화…포괄적 합의 도출 가능성 주목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모두 휴전을 유지할 유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전쟁 피해가 누적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상승과 지지층 반전 여론에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에미리트 정책센터의 에브테삼 알케트비 소장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휴전은 해결책이 아니라 의도를 검증하는 시험"이라며 "호르무즈와 대리전 전선에서 교전 규칙을 재정의하는 포괄적 합의로 발전하지 않으면 더 위험한 확전에 앞선 전술적 휴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11일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단순 휴전 연장 여부를 넘어, 미·이란이 전면전 재개를 막을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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