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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00만원 넘는 일용직에 건보료 부과…노동계 “취약층 부담만 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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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7.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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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력 대체하는 '구축효과' 우려
내국인 고용 안정 대책 미비 지적
건설업 한파, 일감 기다리는 일용직 구직자들<YONHAP NO-2666>
지난해 2월 18일 새벽 인력사무소가 밀집한 서울 남구로역 인근 인도가 일감을 구하려는 일용직 구직자들로 가득하다./연합
건강보험이 올해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연간 2000만원을 넘게 버는 고소득 일용직 근로자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노동계를 중심으로 정밀한 제도 설계가 선행되지 않으면 내국인 취약 근로자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보건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안을 보고했다. 현행법상 일용근로소득도 건보료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만, 그동안 취약계층 보호를 이유로 부과를 유예해 왔다.

국세청에 신고된 2024년 일용근로소득자 중 연 2000만원 초과 소득자는 전체의 5.2%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면서도 피부양자로 얹혀 건보료를 내지 않거나 최저보험료만 납부해 온 맹점을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일용직 노동시장에 소득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비공식 고용' 관행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건설업종의 경우, 신용불량 등 채무 문제를 겪는 근로자가 인력사무소를 통해 타인의 명의로 일하는 관행이 공공연하게 존재해 왔다. 이러한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건보료를 부과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18년 복지부는 건설 일용근로자의 국민연금·건강보험 가입 기준을 '월 20일 이상 근로'에서 '월 8일 이상 근로'로 강화한 바 있다. 그러자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한 현장에서 7일 미만으로만 일하는 '쪼개기 근로'가 만연해졌다는 현장의 지적이 나왔다. 나아가 4대 보험 부담이 없는 불법체류자 등을 고용하려는 유인이 오히려 커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개편안은 근로 일수가 아닌 '연 소득'을 기준으로 삼아 사업주의 회피 꼼수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득 노출을 꺼리는 신용불량자 등 내국인 취약 근로자들을 오히려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근로자들을 제도권에 편입시켜 보호하려는 정책 방향은 맞지만, 현실에서는 당사자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타 직종과 달리 건설 현장은 내국인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 역차별 문제를 방지하고 보호 효과를 넓힐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 현장의 양극화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대형 건설사가 주도하는 현장과 달리, 동네 빌라나 상가 등 소규모 현장에 비공식 고용 문제가 누적돼 왔음에도 내국인 근로자를 위한 고용 안정 대책은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준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은 "대형 현장은 이미 4대 보험 체계가 기본적으로 적용돼 큰 문제가 없지만 소규모 현장이 문제"라며 "공정 특성상 여러 현장을 며칠씩 옮겨 다니며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데, 이들의 연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만 하더라도 7일이 넘지 않는 근로계약을 맺는 분들이 다수 있다"며 "임금부터 해서, 보험과 관련된 부분들, 사실 단순한 인건비로만 따지면 이주노동자를 불법고용하는 것이 이윤상 이익이 남다보니 비일비재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건설현장이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간에 일자리와 관련된 갈등이 있는 구조인데 내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안정대책은 거의 몇 년간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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