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안정망 밖 시설" VS "생명 살리는 곳"
전문가 "미혼모·저소득층 출산 전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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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4일 수사 의뢰된 출생 미신고 아동 사건 38건 가운데 63.1%(24건)가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아기를 직접 키울 수 없거나 출산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부모들이 손쉽게 유기할 수 있는 장소로 변질된 셈이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들은 1400여명에 달한다.
베이비박스의 경우 모두 민간에서 운영해 법적 기준이 모호하다. 또 현행법상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친모는 유기죄 또는 영아유기죄로 기소돼 처벌받을 수 있다.
김희진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보호·양육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게 맞다"며 "베이비박스라는 시설이 운영자의 선의로 행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신고 시설이라 아동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안전망 밖에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베이비박스의 아동 권리 침해 여부는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9년 베이비박스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영아 유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운영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베이비박스의 대안으로 익명출산제를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베이비박스 운영이 유기 아동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인권침해 진정을 기각한 바 있다. 인권위는 베이비박스에 아동이 신고되면 보호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창수 주사랑공동체 팀장은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곳"이라며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기 중에 사망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생명을 살리러 오는 부모들을 수사하고 처벌하는 일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박스 찬반 이전에 미혼모 및 저소득 가정에 대한 지원이 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아기를 낳고 난 이후에는 지원이 있으나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기 전까지의 기간에 지원 공백이 심하다"며 "이 기간에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면 부모들이 베이비박스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