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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유기 조장” vs “생명의 마지막 보루”…수면 위 떠오른 베이비박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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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3. 07. 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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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미신고 아동 사건 63% 베이비박스 유기
"법적 안정망 밖 시설" VS "생명 살리는 곳"
전문가 "미혼모·저소득층 출산 전 지원 절실"
베이비박스
베이비박스/연합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출생 미신고 아동'의 상당수가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사례로 확인되면서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조장해 중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4일 수사 의뢰된 출생 미신고 아동 사건 38건 가운데 63.1%(24건)가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아기를 직접 키울 수 없거나 출산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부모들이 손쉽게 유기할 수 있는 장소로 변질된 셈이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들은 1400여명에 달한다.

베이비박스의 경우 모두 민간에서 운영해 법적 기준이 모호하다. 또 현행법상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친모는 유기죄 또는 영아유기죄로 기소돼 처벌받을 수 있다.

김희진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보호·양육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게 맞다"며 "베이비박스라는 시설이 운영자의 선의로 행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신고 시설이라 아동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안전망 밖에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베이비박스의 아동 권리 침해 여부는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9년 베이비박스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영아 유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운영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베이비박스의 대안으로 익명출산제를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베이비박스 운영이 유기 아동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인권침해 진정을 기각한 바 있다. 인권위는 베이비박스에 아동이 신고되면 보호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창수 주사랑공동체 팀장은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곳"이라며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기 중에 사망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생명을 살리러 오는 부모들을 수사하고 처벌하는 일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박스 찬반 이전에 미혼모 및 저소득 가정에 대한 지원이 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아기를 낳고 난 이후에는 지원이 있으나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기 전까지의 기간에 지원 공백이 심하다"며 "이 기간에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면 부모들이 베이비박스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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