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불만에 방화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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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원모씨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해 이영광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약 15분간 받았다.
심문을 마친 원씨는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대형 인명 사고를 낼 뻔했는데 할 말이 없나"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직후 피해자인 척 들것에 실려 나왔던 것은 피의사실을 모면하려고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계획 범행이었느냐" "이혼 소송 결과에 어떤 불만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원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원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원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3분께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달리던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옷가지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으며, 방화에 사용한 휘발유는 2주 전 주유소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그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진술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법원 앞에는 원씨의 쌍둥이 형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나타나 "동생은 택시 기사로, 위자료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불만이 컸다"며 "범행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고, 사건 당일 오전 전화로 '큰 사고를 쳤다'고 했다. 경찰서에 있다고 하더라. 이런 일을 벌일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