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율 KB·우리 ↑ 신한·하나 ↓
주주환원 지속 통한 지분율 제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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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저평가주였던 금융그룹주는 2022년에도 지지부진했지만, 2023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3년 연속 두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4대 금융그룹이 모두 40%에서 70%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과거 0.3~0.4배 수준에서 0.5~0.8배로 크게 개선됐다.
4대 금융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엔 실적 개선세와 함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있었다.
하지만 4대 금융을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이들은 40~80%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는 달라졌다.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KB금융과 올해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우리금융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커졌지만,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부터 올해 10월 1일까지 4대금융(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주가는 모두 10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KB금융의 주가가 139.4%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자랑했고 이어 우리금융(124.3%)과 하나금융(105.4%), 신한금융(100.3%) 순이었다. 이들 금융그룹은 대부분 3년 연속 두 자릿수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들 금융그룹의 주가는 호실적과 주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주주환원 정책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순익 5조원 클럽에 들어간 KB금융은 올해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신한금융은 올해 두 번째로 5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우리금융의 경우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동양생명·ABL생명이 3분기부터 그룹에 반영될 예정인 만큼 순익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4대금융 모두 미국 관세영향 등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등 고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펀더멘털을 다졌고, 이익 성장세도 높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4대 금융은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을 펴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며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는 달랐다.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은 50% 미만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이고 있고, 나머지 3곳은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과반을 훌쩍 넘는다. KB금융이 77.33%로 가장 높고, 이어 하나금융(68.46%)과 신한금융(59.73%), 우리금융(47.40%) 순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외국인 지분율 변화를 보면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7%포인트 가량 늘어난 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소폭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국내 금융그룹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는 말들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7월 진행된 하반기 경영진 워크숍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78%에 달하는 등 KB금융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됐다"며 "보험사를 편입해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한 만큼, 균형있는 성장을 통해 그룹 수익 기반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소폭 빠지는 것과 관련해 유의미한 수치 변동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업가치제고 계획 첫 공시를 통해 밸류업을 선도하고 있으며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을 통해 지분율 상승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