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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소텔’ 품은 항암제 강자 보령… 글로벌제약 성장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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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0. 01. 17:13

오리지널 항암제 세번째 인수
19개국 사업권 확보, 직접 생산 유통
원가절감·제형개선 즉각적 매출 기대
복제약과 치열한 가격 경쟁은 숙제
보령이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을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신호탄을 쐈다. 그동안 해외 오리지널 항암제 사업권을 사들이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면, 탁소텔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탁소텔은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인 만큼 제네릭(복제약) 제품들과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보령이 풀어야할 과제다. 보령은 탁소텔의 자체 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제형 개선과 병용요법 연구 등으로 활용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탁소텔(Taxotere)은 사노피가 개발한 도세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항암제다.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등 고형암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사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오리지널 항암제 젬자(Gemzar), 알림타(Alimta)에 이어 세번째로 탁소텔을 전격 인수했다. 그동안의 인수와 다른점은 국내 사업권만이 아닌 글로벌 사업권을 모두 인수했다는 점이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은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에서 탁소텔의 제반 사업을 맡게 된다.

탁소텔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보령이 그간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입증한 즉각적인 매출 효과 때문이다. 보령의 LBA 전략은 이미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오리지널 제품을 인수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없이도 즉각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오리지널 항암제 인수 후 보령의 항암제 사업 매출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001억원에서 지난해 2413억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탁소텔의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7000만 유로(한화 약 1154억원)로, 매출이 유지된다면 보령의 항암제 사업 규모를 50% 이상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탁소텔은 2010년 특허만료 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한때 연매출 3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었지만 제네릭 출시로 매출이 하락했다. 이에 보령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방법으로 탁소텔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보령은 자체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과 새로운 제형 개발이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 대응할 방침이다. 보령은 올해 7월 LBA 전략을 통해 인수한 모든 제품의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탁소텔 역시 인허가 절차 완료 후 예산 캠퍼스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탁소텔의 새로운 제형도 개발 예정이다. 보령은 지난 2023년과 올해 7월에 각각 젬자와 알림타의 액상 제형을 출시해, 투약 직전 희석해야 했던 동결건조 제형의 번거로움을 줄인 바 있다.

젬자 액상 제형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후속 제형 개발과 병용 전략, 새로운 적응증 연구 등 R&D 전반으로 확장해 '탁소텔'의 치료 가치를 발전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세포독성 항암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오리지널 항암제를 직접 생산·유통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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