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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산 된 고려아연 제련기술… 더 단단해진 최윤범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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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10. 01. 18:15

헤마타이트 공법 '국가핵심기술' 지정
희소성 높아 M&A땐 정부 승인 필수
최윤범 회장, 경영권 분쟁서 우위 선점
고려아연의 아연 제련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최종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기술은 고순도 아연 제련 기술로, 회사는 지난해 11월 전구체 관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은 뒤 1년여 만에 두 번째 성과를 거두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지정으로 기술 보호와 함께, 최윤범 회장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란 평가다. 정부 차원의 기술 보호를 받게 됨에 따라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1일 고려아연은 자사의 고순도 아연 제련 기술(헤마타이트 공법)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최종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기술은 아연 제련 공정에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다.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을 줄이면서 고순도의 아연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고효율 기술이다. 아연 제련업계에서 매우 희소한 기술로, 고려아연만이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고려아연의 전구체 관련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판정한 바 있다. 정부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및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 기업으로 인수되거나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선 산업부 승인이 필수다. 이는 사실상 외부의 적대적 M&A 시도를 막는 방어막으로 작용한다. 이에 고려아연이 자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것이란 평가가 나왔으며, 이번 지정으로 그 효과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은 많은 국가와 기업이 노리는 기술로 해외로 유출될 시 국내 아연 제련업계를 넘어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번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헤마타이트와 하이니켈 전구체 공정 기술 등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호하고 발전시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국가경제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최근 '국가 산업 기여'를 강조하며 현장 중심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8~29일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국익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임해달라"고 독려했다.

최 회장은 올해 8월 한미 경제 사절단에 포함돼 대외적으로 고려아연의 입지를 키웠다. 당시 최 회장은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게르마늄은 안티모니와 동일하게 미국 정부에서 지정한 전략광물로 군수·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현재 고려아연은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100톤에서 내년 240톤까지 수출량을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게르마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8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1400억원을 투자해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고려아연은 노사 관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최근 노사간 38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달성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해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적대적 M&A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어, 이번 국가핵심기술 지정과 함께 최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노사는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38년 무분규를 달성했으며, 특히 그 흔한 희망퇴직조차 한 적이 없고 심지어 IMF 사태도 구조조정 없이 돌파한 바 있다"며 "38년 무분규는 어떤 면에서는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로, 이는 노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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