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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종열·윤일향 대한반영구문신사총연합회 공동대표 “K-타투 시장, 10배는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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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10. 13. 06:00

"'문신사법' 국가에서 정체성 인정
패션, 뷰티 융합 신산업으로 진화
등급제 도입해 전문성 관리하고
위생, 감염관리 등 공신력 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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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향 대한반영구문신사총연합회 공동대표(왼쪽)와 황종열 대한반영구문신사총연합회 공동대표가 지난달 3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1992년 의료법 개정 이후 '불법'의 그늘에 놓였던 미용문신 산업이 33년 만에 제도권에 들어왔다.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한 '문신사법'으로 60만 종사자와 1500만명의 시술 인구가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선 것이다. 오랜 단속과 편견을 견뎌온 업계는 이제 '합법'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아시아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황종열 대한반영구문신사총연합회 공동대표는 "의사만 바늘을 잡을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 우리가 싸운 건 권리가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라며 "국민이 우리를 선택했고, 그 신뢰가 제도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문신사법은 단순히 직업 규제를 완화한 법이 아니다. 이미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끌어올린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 공동대표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 문제였다. 국민이 이미 선택한 서비스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의료와 미용은 다르다. 우리는 미용과 예술의 경계에 서 있다. 합법화의 진짜 의미는 그 정체성을 국가가 인정했다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윤일향 공동대표는 "큰 산은 넘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며 현실적인 과제를 짚었다. 그는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임시면허 등 최소한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시술할 수 있는지를 국가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가 수만 개에 이르지만 이제는 하나로 힘을 모을 시점이다. 단체 간 이견보다 산업 전체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야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법화 이후 두 사람은 제도의 정착과 신뢰 구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황 공동대표는 "청렴하고 투명한 사단법인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단체 이권에 얽히면 산업은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며 "국가 면허의 첫 세대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윤 공동대표도 "문신사 국가자격제는 세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제도"라며 "국가공인 자격을 통해 교육과 감염관리, 윤리 기준을 표준화하면 국내 안전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에서도 'K-타투이스트'의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보였다. 황 공동대표는 "법 시행 이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약 2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최소 3~4배, 많게는 10배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공동대표는 "한국은 국가가 직접 문신사를 관리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예컨대 두바이 같은 고소득 국가는 신체에 닿는 시술일수록 '관리된 국가'를 선호한다. K-타투는 안전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갖춘 산업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엄격한 위생·의료기기 기준이 오히려 산업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문신을 단순한 시술이 아닌 K-뷰티와 맞닿은 신(新) 창조산업으로 규정했다. 윤 공동대표는 "법 시행으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헤어·네일·피부미용과 함께 K-뷰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문신은 더 이상 은밀한 기술이 아니다. 패션과 문화, 뷰티가 융합된 새로운 창조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법화 이후의 과제도 남아 있다. 황 공동대표는 "이론과 실기, 위생을 아우르는 국가시험이 필요하다"며 "숙련도에 따라 등급제를 도입하면 전문성 관리가 가능하다. 위생·감염관리·색소 기준도 국제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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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제도권에 들어선 한국 미용문신 산업은 더 이상 은밀한 기술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합법화의 문턱을 넘은 지금, 그 예술성과 산업성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황 공동대표는 "문신은 한국이 가진 미적 감각과 기술력, 위생 기준이 총체적으로 녹아 있는 산업"이라며 "제대로 육성하면 K-뷰티를 넘어 K-컬처의 새로운 얼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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