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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세일즈 韓, 호위함 수주 日… 해양방산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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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20. 17:48

한화오션 등 사우디서 통합한국관
미쓰미시, 호주와 11척 20兆 계약
日, 수출 본격화에 경쟁 격화 예고
0420모가미급 다목적 호위함(FFM) 1번함
모가미급 호위함. /제공=미쓰비시 중공업
지난 18일, 일본 방위산업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호주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11척을 도입하는 'Project SEA 3000'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총사업비만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는 이번 계약은 일본이 2014년 방산 수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전쟁 가능 국가'를 넘어 '무기 수출 대국'으로의 복귀를 선언하자, 한국은 세계 유일의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잠수함을 앞세워 중동의 군사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한·일 양국이 방위산업을 단순한 안보 수단이 아닌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서의 이른바 '창과 방패'의 대결이 국가 총력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미쓰비시가 수주에 성공한 '모가미(Mogami)급' 개량형 호위함(4800톤급)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평시 경계 감시 활동에 더해, 대잠전, 대공전, 대수상전, 기뢰전 등 다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다목적 호위함으로 건조됐다. 특히 스텔스 설계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승무원 수를 기존 함정의 절반 수준인 90명으로 줄인 것이 결정적 승리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일·호주 양국의 준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역내국가들 간의 평화를 수호하는 결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의 행보는 단순한 계약 성사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각의결정을 통해 무기 수출을 진두지휘할 '범정부 사령탑' 신설에 착수했다. 외무·방위·경제 부처의 국장급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간 수출의 걸림돌이었던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5개 유형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이 '팔 수 있는 무기를 찾는 단계'를 넘어, '무기를 팔기 위해 국가 기구 자체를 다시 짜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일본이 수상함으로 치고 나가자, 한국은 바다 밑 '침묵의 암살자' 잠수함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2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인 '월드 디펜스 쇼(WDS 2026)'에서 한국은 한화오션,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 체계 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는데, 사우디·중동 국가들의 K-방산 제품에 대한 호평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제 무기는 성능만으로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매국의 '인력 부족'을 해결해 주는 자동화 기술(일본), '전략적 억제력'을 제공하는 기술 이전(한국),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적 외교력이 승부처다. 2026년 봄, 중동 및 인도·태평양의 파고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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