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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해양 방산’ 정면충돌… 미쓰비시중공업 vs 한화오션/HD현중 한일 자존심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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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20. 11:23

日, 호주에 호위함 11척 수출 '잭팟'… 2차 대전 후 최대 규모 ‘군사 대국화’ 신호탄
韓, ‘K-잠수함’ 앞세워 사우디 공략… 리튬 배터리·VLS 중동 패권 재편 예고
日 방산 원탑 사령탑으로 K-조선과 격돌
지난 18일, 일본 방위산업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MHI)이 호주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11척을 도입하는 'Project SEA 3000'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총사업비만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는 이번 계약은 일본이 2014년 방산 수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전쟁 가능 국가'를 넘어 '무기 수출 대국'으로의 복귀를 선언하자, 한국은 세계 유일의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잠수함을 앞세워 중동의 군사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한·일 양국이 방위산업을 단순한 안보 수단이 아닌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서의 이른바 '창과 방패'의 대결이 국가 총력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0420모가미급 다목적 호위함(FFM) 1번함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제조되어 2022년 4월 28일 일본 해상자위대에 취역한 모가미급 다목적 호위함 1번함 모가미. 모가미급 제원은 전장 133미터, 전폭 16.3미터로 속력은 30노트(시속 약 56킬로) 이상. 디젤·가스 터빈 복합 기관(CODAG) 채용하며 축출력은 7만마력으로 알려졌다. / 미쓰비시중공업(MHI)
日, 82년 만의 '봉인 해제'… 호주에 호위함 11척 수출 '잭팟'

미쓰비시 중공업 (MHI)의 수출 함종인 '모가미(Mogami)급' 개량형 호위함(4,800톤급)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평시 경계 감시 활동에 더해, 대잠전, 대공전, 대수상전, 기뢰전 등 다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다목적 호위함(FFM, Frigate Multi-purpose/Mine)으로 건조됐다.

특히 스텔스 설계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승무원 수를 기존 함정의 절반 수준인 90명으로 줄인 것이 결정적 승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계약은 건조 방식에서 전략적 유연함을 보였다. 첫 3척은 일본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나머지 8척은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에서 현지 건조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일·호주 양국의 준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역내국가들간의 평화를 수호하는 결속"이라며 18일 의미를 부여했다.

본지 최영재 동경 특파원은 "이는 방산 기술 이전(military technology transfer) 에 민감했던 과거의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라고 20일 밝혔다.


0420 일본 호주 신형호위함 계약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왼쪽)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모가미급 호위함 공급 계약에 서명하고 있다. /AFP 연합
'무기를 팔기 위해 국가를 개조한다'… '평화헌법'의 빗장 푼 일본, '거대 방산국'으로의 귀환

일본의 행보는 단순한 계약 성사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이달중 각의결정을 통해 무기 수출을 진두지휘할 '범정부 사령탑' 신설에 착수했다.

외무·방위·경제 부처의 국장급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간 수출의 걸림돌이었던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5개 유형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즉,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기뢰 제거)' 등 5가지 '비전투용 분야'로 제한했던 무기 수출 규정을 없애고, 전투기, 미사일, 호위함 등 살상 능력을 갖춘 완제품 무기 수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GCAP)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공동 개발한 무기도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체결한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 판로를 넓히고 살상 무기 수출 시 국무회의 수준의 절차를 통해, 수출 대상 확대 및 절차 간소화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일본이 '팔 수 있는 무기를 찾는 단계'를 넘어, '무기를 팔기 위해 국가 기구 자체를 다시 짜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를 "일본 경제의 성장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묶어 군산 복합의 제조 생태계를 보강하고, 이를 통해 전후 60년대와 70년대를 통해 세계 최강이었던 일본 제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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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거제사업장에서 2025년 10월 22일 진수한 3,600톤급 최신예 잠수함(장보고-III Batch-II 1번 장영실함). 리튬 이온 전지를 탑재해 기존 잠수함보다 더 긴 작전 일수와 향상된 은밀성을 갖췄으며, 10개의 수직 발사관(VLS)을 통해 타격 능력을 강화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이다. / 한화오션
韓 'K-잠수함', 사우디....중동 최강의 해상 강국으로

일본이 수상함으로 치고 나가자, 한국은 바다 밑 '침묵의 암살자' 잠수함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2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인 '월드 디펜스 쇼(WDS 2026)'에서 한국은 한화오션,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 체계 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는데, 사우디·중동 국가들의 K-방산 제품에 대한 호평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독일산 잠수함 도입 좌초로 쓴맛을 봤던 사우디·중동 국가들의 해군 관계자들은 한국의 '즉시 공급 가능한' 최첨단 잠수함 기술에 매료됐다. 사우디는 과거 독일 티센크루프(TKMS)로부터 209급 또는 214급 잠수함 도입을 추진했으나, 독일 정부의 엄격한 무기 수출 규제와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한 수출 승인 거부로 인해 사업이 여러 차례 좌초된 전례가 있다.

3,600톤급 이상의 중형 잠수함 중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잠항 시간을 3배 이상 늘리고, 수직발사관(VLS)을 통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능력까지 갖춘 모델은 전 세계에서 장영실함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K-해양방산 전문가는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기 어려운 사우디 입장에서 기존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이 수배 긴 리튬 배터리 모델은 '가장 원자력 잠수함에 근접한 대안'이다"라고 분석했다.

WDS 2026 행사 기간인 2월, 한화오션을 필두로 한 11개 국내 기업이 'K-잠수함 연합군' 형태로 '사우디아라비아 및 중동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MOU에는 한화오션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TE, 코오롱스페이스웍스, 퍼스텍 등 국내 11개 잠수함 건조 관련 기업들이 참여했다.

실제 WDS 현장에서 사우디 해군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의 '즉시 인도 가능성(On-time Delivery)'과 '현지 MRO(유지·보수) 지원' 능력 그리고 생산 시설 및 연구·개발(R&D)의 현지화 방안을 거듭 확인했다.


0420 WDS2026 한화오션 어성철 대표
지난 2월 11일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및 중동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가 한화오션(어성철 대표, 왼편 5번째)을 필두로 체결됐다. / 한화오션
60조 캐나다 사업 향하는 'K-해양방산'의 골든타임

한국에 있어 중동을 포함한 인태 지역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거대 프로젝트의 마중물이다.

현재 한국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K-잠수함의 중동·인태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추진된다면, 한국 잠수함의 신뢰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완료' 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일본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과 부처 간 협업 시스템을 통해 '민관 일체'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개별 기업의 분전이 아닌 '국가 대표팀'으로서의 서포트가 절실하다.

잠수함은 운용 교육, MRO(유지·보수), 금융 패키지가 결합된 거대 시스템 산업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일본 수상함 선택과 중동국가들의 K-방산에 대한 호평은 한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던진다.

이제 무기는 성능만으로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매국의 '인력 부족'을 해결해 주는 자동화 기술(일본), '전략적 억제력'을 제공하는 기술 이전(한국),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적 외교력이 승부처다.

일본이 '원탑 사령탑'을 세워 국가 기구를 재편하며 한국을 추격해 오는 지금, 'K-해양방산'은 기술적 우위를 넘어 '전략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더 정교한 국가 컨트롤타워를 가동해야 한다.

2026년 봄, 중동 및 인도·태평양의 파고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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