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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전개...숨 돌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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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7. 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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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하는 영화 호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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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호프'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쫓는 미스터리에서 시작해 추격 액션, 블랙코미디, SF로 이어지며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압도한다. 나 감독이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SF·액션·코미디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장르를 집어넣었다"며 "한국 영화를 기대하고 관람하면 낯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 말에 공감하게 된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규모와 거친 액션이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친다.

15일 개봉을 앞둔 '호프'는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의 시골 마을 '호포'에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처참하게 죽은 소가 발견되자 출장소장 범석(황정민)과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가 나타났다며 그 흔적을 좇는다. 도입부라 전개가 늘어질 법도 하지만 극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는 황정민의 연기력이 긴장감을 유지해 준다.

'호프'의 이야기 구조는 전작 '곡성'의 플롯과 닮아 있다. '곡성'이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과 악마를 다뤘다면 '호프'는 이 대상을 외계 생명체로 등장시킨다. '호랑이'인줄 알았던 외계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는 속도를 더욱 높인다. 3∼4m 크기의 거대한 생명체가 자동차와 맞먹는 속도로 달려든다. 보이지 않는 존재로 인한 불안감이 추격의 속도감으로 인한 긴장감으로 바뀐다.

호프
'호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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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중반의 차량 추격과 후반의 말 액션은 핵심 볼거리다. 성애(정호연)가 주민들을 태운 차를 몰고 달아나고, 성기(조인성)는 말을 타고 숲을 질주하며 외계인 전사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벤더)와 맞선다. 자동차와 말, 외계 생명체가 좁은 숲길을 한꺼번에 달리며 속도감을 끌어올린다. 조인성은 승마 훈련을 거쳐 상당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나 감독은 "실제로 빨라야 그 속도감이 가능했다"며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찍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숨 가쁜 추격 사이에서 호포항 사람들이 만드는 웃음은 블랙코미디의 리듬을 더한다.

'호프'
'호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의 국내 개봉판은 지난 5월 칸에서 선보인 버전보다 약 4분 짧다. 초반부 일부를 덜어내고 양배(음문석)의 이야기를 다시 넣었다. 칸에서 혹평을 받았던 CG(컴퓨터그래픽) 작업은 보완을 거쳐 속도감 있는 장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만 여전히 완성도에서 일말의 아쉬움을 남긴다.

외계 생명체의 등장으로 액션영화처럼 포장돼 있지만 '호프'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과 외계인 어느 한쪽을 가해자로 규정하지 않은 채 낯선 존재를 마주한 인간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남으려 하는지를 따라간다. 나 감독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꼭 악의를 가진 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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