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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부동산 민심에 대토론회 열겠다는 정부…“요식행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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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7. 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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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일 분야별 사전 공개 토론회…23일에는 李 직접 주재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 및 전월세 불안 심화
대출 규제 강화 속 보유·양도세 개편 시사
"공급 확대 최우선…보여주기식 돼선 안돼"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정부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악화된 부동산 여론을 달래기 위해 이달 말 '부동산 대토론회'를 연다.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전반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이미 정책 방향이 상당 부분 정해진 상황에서 의견 수렴이 실질적인 정책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공급 확대와 전월세 시장 안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론회가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사흘 간 부동산 정책 분야별 사전 공개 토론회를 연다. 14일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주제로 첫 토론회를 개최하고, 15일에는 금융위원회가 부동산 금융, 16일에는 기획재정부가 세제 분야를 각각 논의한다.

이어 오는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열린다. 대통령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한 뒤 향후 부동산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토론회 의제를 직접 공개했다. 그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비롯해 실거주와 비거주 주택 과세,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체계 등을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하며 국민 의견을 요청했다.

정부가 대토론회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로 인해 전세 매물이 줄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양도세 개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보유세의 경우 세율 자체를 조정하기보다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율 인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줄이면서도 실효세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 역시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 3억원으로 축소했다. 기존에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를 모두 3억원으로 하향했다.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일부 보증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고,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른 조치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세제 개편 가능성과 금융 규제가 맞물리면서 야권과 시장에서는 공급 확대와 전월세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정비사업 활성화, 전월세 시장 정상화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없이는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정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토론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소통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 반영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신 소득 수준에 비례한 대출 한도 조정과 합리적인 세금 체계 마련, 전세대출 규제 완화, 임대차 시장 매물 확대 등이 실질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야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대규모 토론회를 연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을 바꾸기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정책 추진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로 비칠 수 있다"며 "실제 토론 결과가 세제개편안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장이 원하는 정책 방향은 복잡하지 않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는 소득 수준에 맞는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보장받고, 주택 보유자는 합리적인 세 부담 아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야 하며,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쉽게 이용하고 충분한 전세 매물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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