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미 30년물 5.33% ‘19년래 최고’...일·유럽까지 번진 세계 장기금리 쇼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19010006160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9. 12:01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미 30년물 19년·일 10년물 30년래 최고…독일 3.78%·프랑스 5% 근접
미 부채 40조달러 눈앞·연 이자 1조달러...30년물 6.5% 상승 전망도
정부 국채·AI 기업 회사채 자금 쟁탈..."채권 자경단, 세계서 활동"
GLOBAL-BONDS/SELLOFF
11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재무부 청사./로이터·연합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일(현지시간) 장중 연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도 30년 만의 최고 수준인 2.945%까지 올랐고, 독일과 프랑스의 장기 국채 금리도 각각 2011년·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확대에 인공지능(AI) 투자용 회사채 발행이 겹친 가운데 이란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다. 다만 미국 국채 수요 자체가 붕괴한 것은 아니며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US-POLITICS-TRUMP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7월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FP·연합
◇ 미 국채 장기금리 급등…30년물 5.33%·10년물 4.74%로 수십년래 최고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5.33%대로 올라 전날 기록한 19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넘어섰다. 10년물 금리도 4.74%대까지 상승해 2025년 1월 이후 약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장 후반 국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년물 금리는 전날 4.725%에서 4.706%로 내려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국채 입찰에서도 미국 정부가 치르는 차입비용이 크게 높아졌다. 250억달러(35조1400억원) 규모 30년물 입찰 금리는 5.216%로 2001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였고, 10년물 입찰 금리는 4.683%로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가 포함된 간접 입찰 수요는 유지돼 '매수 파업(buyers' strike)'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한 10년물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약 0.8%포인트로 12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로이터는 현재 4.7%대인 10년물 금리에서 5%가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다음 경계선이라고 보도했다.

JAPAN-YEN/
7월 31일 일본 도쿄(東京)의 외환거래업체 가이타메닷컴(Gaitame.com) 딜링룸 모니터에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로이터·연합
◇ 일본·독일·프랑스 장기금리 동반 상승…일 10년물 2.945%·독 30년물 3.78%

미국의 금리 상승은 일본과 유럽에서도 동시에 나타났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2.945%까지 올라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4%를 넘어 1999년 일본이 30년물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독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78%로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프랑스 장기 국채 금리는 5%에 접근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았고, 영국 30년물도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5월 고점에 근접했다.

특히 일본 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 시장에도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장기채로 돌아갈 유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6월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은 감소했으며 일본·영국·중국의 보유 축소가 전체 감소폭을 키웠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CB-POLICY/AI
3월 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 국가 부채 39조9000억달러 육박…고금리에 이자 부담 1조달러 돌파 전망

장기금리 급등의 중심에는 주요국의 재정 부담이 있다. 미국 연방정부 총부채는 17일 39조9000억달러(5경6083조4400억원)에 달해 40조달러(5경622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부채는 최근 2년 동안 약 5조달러(7028조원) 늘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연방정부의 이자 비용은 1조달러(1405조6000억원)를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3.3%에 이를 전망이다. 이 비율은 2036년 4.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BO 전망은 10년물 국채 금리를 4.1%로 전제했지만, 실제 시장금리는 현재 4.7% 안팎이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재정 부담은 더 커진다. CBO는 모든 금리가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아질 경우 순이자 비용이 3790억달러(532조7224억원)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부채 한도 문제도 남아 있다. 미국 의회가 지난해 설정한 연방정부 부채 한도는 41조1000억달러(5경7770조1600억원)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현재 증가 속도가 이어지면 2027년 상반기 이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GLOBAL-STOCKS/AI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2025년 10월 3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 AI 회사채·이란 전쟁이 채권시장 압박…'채권 자경단' 재등장 속 전망 엇갈려

정부의 대규모 차입과 동시에 기술기업도 AI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구글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은 AI 반도체 구매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와 우량 기술기업이 같은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올해 달라진 점으로 AI 관련 기업 차입의 규모와 만기가 크게 늘어난 점을 꼽았다. 프랑스 BNP파리바는 AI 관련 대기업의 채권 발행이 현재 속도로 증가할 경우 2027년에는 미국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를 합친 공급액의 20%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이런 자금 경쟁에 이란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12만6513원)를 다시 넘어서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장기채 보유에 필요한 위험 보상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1980년대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라는 표현을 만든 독립 자본시장 전문가 에드 야르데니는 "채권 자경단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일본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에 말했다.

반면 미국 국채 시장이 기능을 잃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 스위스 픽테자산운용의 크리스토퍼 뎀빅 선임 투자자문은 높은 금리가 장기채의 투자 매력을 다시 높이고 있다며 현재의 매도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의 크리스토퍼 포크너맥도나 멀티에셋 운용자는 강한 경제와 대규모 재정적자, 기업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 향후 1년 6개월 안에 미 30년물 금리가 6.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번졌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1.3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6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2% 하락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장기채 공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기 국채 발행 비중을 높여왔다고 NYT가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도 나섰지만, 장기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이런 조치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WSJ는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