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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미 부산 장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42)는 28일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 유가족 보다 제2, 제3자가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이는 과거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 상황을 반복, 되풀이한다는 의미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정의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하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람이 예민해지고 마음이 연약해지면서 TV만 봐도 PTSD를 느끼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PTSD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 교수는 세월호 침몰 6일째인 지난 21일 새벽 2시쯤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 한 켠에 ‘심리상담’ 천막센터가 설치한 뒤 지난 25일까지 상담 활동을 펼쳤다.
실제 하 교수가 체육관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사면이 전부 개방돼 상담치료 차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가 상담활동을 시작하자 봉사자와 기자들은 상담에 적극적인 반면 실종자 가족의 발길은 뜸했다고 전했다.
하 교수는 "매일 4~5명에게 심리 상담을 했는데 실종자 가족은 3명 정도였고, 나머지는 기자와 자원봉사자였다"며 "실종자 가족은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해 제2의 피해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봉사자들은 매일 침울한 실종자 가족을 대면해야 하니 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언론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사명감과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에 고통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특히 우울증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이 TV 등을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할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 교수는 “9·11 테러 당시 ‘세상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살기 싫다’며 한 미국 여학생이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한 적 있다”며 “대형 참사는 제3자의 자살로 연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TV를 보기가 두렵거나,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면 TV시청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