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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없는 연휴… 복합쇼핑몰·백화점에 인파 몰려 ‘구멍 난 방역’

갈곳 없는 연휴… 복합쇼핑몰·백화점에 인파 몰려 ‘구멍 난 방역’

기사승인 2020. 12. 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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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로 붐비는 대형쇼핑몰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의 한 대형쇼핑몰에 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연합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대부분의 수도권 시민들이 ‘갈 곳 없는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집합 제한에 영향을 받지 않은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지엔 사람들이 몰리며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성탄 연휴의 마지막 날인 27일 경기도의 한 실내 복합쇼핑몰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백화점도 사람들이 북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제한된 실내공간에 인파가 몰리는 이른파 ‘3밀’(밀접·밀폐·밀집)이 우려됐다. 쇼핑몰 곳곳엔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2~4명 단위로 몰려다니는 방문객들이 한 곳에 몰리며 발 디딜 틈이 없는 곳도 있었다.

연말을 맞아 세일을 진행하는 한 의류매장의 관계자는 “코로나가 지금보다 심하지 않을 땐 오히려 사람들이 평소보다 없었는데 스키장이나 카페 같은 곳에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오히려 쇼핑몰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사실상 놀러 올 곳이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말고는 딱히 없다보니 뭘 사러 오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으로 선포하고 모든 사적 모임에서 5인 이상이 모이지 못하도록 했다. 카페나 식당 등의 운영은 제한하면서도 같은 실내공간인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 대한 제한은 없어 ‘주먹구구식 행정’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야외 공간인 스키장 집합이 금지되면서 관련 불만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성탄 연휴에 스키장을 예약했다가 가지 못하게 됐다는 A씨(29)는 “스키장 운영을 못하게 해 어쩔 수 없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은 방역에 더 취약한 실내공간인데도 똑같이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니 스키장 입장에선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쇼핑몰에 방문했다는 B씨(36)는 “연휴인데도 갈 곳이 없어 며칠 동안 집 안에서만 있었더니 아이들이 나가자고 졸라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 쇼핑몰로 들어왔다”며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도 못했다. 북적이는 곳인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냥 집에 있었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세밀한 행정을 통해 강력한 집합금지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고 원칙대로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다보니 감염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곧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우려도 있다”며 “정부와 언론은 신규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사망자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만큼 실효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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