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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슈링크플레이션’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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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3. 11. 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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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01010014909
경제정책부 이정연 기자
"아이들 주려고 과자를 샀는데 봉지의 3분의 2는 질소네요."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한숨섞인 글입니다. 최근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꼼수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일자, 정부도 칼을 빼들었습니다. 용량이 줄어든 식품들에 대한 전반적 실태조사를 통해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선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품목별로 물가관리에 나서면서 기업을 압박하니, 이같은 꼼수인상이 남발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물가상황을 모니터링해온 소비자단체의 관점은 다릅니다. 애초부터 식품기업들이 원재료값이 오르면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에 원재료값이 낮아지면 늦게 반영하거나 아예 반영을 안 해왔다는 지적입니다. 슈링크플레이션 역시 최근 고물가 기류에 새롭게 용어가 정의되면서 논란이 됐을 뿐, 이미 팽배한 꼼수 인상 방법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든 게 없는 질소과자 등은 코로나19 전에도 꾸준히 문제가 돼 왔습니다.

예컨대 대부분 식품의 주재료인 '밀'로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곡물가격이 치솟은 뒤 올해 들어 잠잠해졌는데 여전히 과자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몇 알이 빠진지도 모르는 과자를 뜯어본 소비자들은 허탈감을 내쉴 수 밖에 없습니다. 식품의 양이 턱없이 줄게 되니 가계는 기존에 1개만 구매해도 될 식품을 2, 3개는 더 구매해야 합니다. 식품기업의 영업이익은 늘겠지만 고스란히 가계 지출은 커지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식품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 대책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한 전문가는 "원재료 가격이 내렸는데도 가격이 안 내려서 문제제기하면, 기업들이 다른 원재료값이 올랐다고 항변하고, 소비자들이 제품의 생산비용을 확인할 방도는 없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를 만드는 것 자체를 자유시장 원리와 위배된다고 하는 최근 분위기 속에선 섣불리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제품 중량을 키운 실속있는 PB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는 때에, 굳이 몇 알이 빠진 제품을 사서 피해를 볼 소비자가 있을까요? 정부가 소비자 알권리를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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