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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습 재개 저울질…파키스탄·카타르, 테헤란서 막판 중재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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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3. 08:29

악시오스 "트럼프, 안보팀 회의서 협상 결렬 시나리오 점검…공습 쪽 기울어"
미 "20년 핵농축 중단·우라늄 반출" 압박 vs 이란 "종전 우선·핵 의제 거부"
파키스탄, 중재 노력...걸프 3국, 재개전 만류
PAKISTAN-WAR-IRAN-US-ISRAEL
이란과 미국 간 종전 협상 중재 노력의 일환으로 22일(현지시간)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파키스탄군 총사령관 아심 무니르 원수(왼쪽 두번째)가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는 모습으로 파키스탄군 공보조직(ISPR)이 공개한 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에 강한 좌절감을 느끼며 핵심 안보팀 회의를 소집해 공습 재개 옵션을 점검하는 상황에서 파키스탄 중재팀이 2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합의 도출을 위한 막판 물밑 조율에 나섰다.

이란은 합의 임박설을 전면 부인하며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을 핵 문제보다 앞세웠고, 미국은 20년 핵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HEU) 반출을 요구하며 협상 조건에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 트럼프, 안보팀 회의서 이란 옵션 점검…악시오스 "공습 쪽 기울어" 주말 일정 취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J.D. 밴스 부통령·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핵심 안보 참모들과 이란 전쟁 관련 회의를 열고 협상 현황과 회담 결렬 시 시나리오를 점검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각각 유럽 출장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참석으로 회의에 불참했다. 회의에 정통한 미국 관리는 협상이 '고통스럽다(agonizing)'며 합의 초안이 "매일 오가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외교에 기회를 더 주겠다고 했으나, 21일 밤에는 공습 쪽으로 기울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연설 이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 체류 계획을 취소하고 워싱턴 D.C.로 복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정부와 관련된 상황, 그리고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으로 인해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주말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 중요한 시기에 백악관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소식통이 대통령이 '결정적(decisive)' 대규모 군사 작전을 단행한 뒤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하면서도, 아직 최종 결정은 없으며 일부 소식통들은 향후 24시간 안에 돌파구가 나올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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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민들이 2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현대미술관(TMoCA)에서 예술가들의 전통음악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EPA·연합
◇ 파키스탄·카타르, 테헤란서 막판 중재…WSJ "불발 땐 미·이스라엘, 이란 경제 목표물 공습"

파키스탄군 총사령관 아심 무니르 원수가 이날 저녁 테헤란에 도착해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과, 앞서 테헤란에 먼저 들어와 있던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의 영접을 받았으며 파키스탄 군은 성명에서 이번 방문이 "진행 중인 중재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나크비 내무장관은 미국의 최신 제안을 테헤란에 전달하며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두번째 면담을 가졌고, 무니르 총사령관은 23일 이란 의사결정의 핵심 인물인 아흐마드 바히디 장군과 만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카타르 협상팀도 미국과 조율한 뒤 이날 테헤란에 도착해 전쟁 종식과 미해결 사안 타결을 위한 최종 합의 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협상의 즉각적 목표가 정식 종전 합의가 아닌, 휴전을 연장하고 후속 협상의 틀을 담은 의향서 또는 양해각서(MOU) 수준이라며 이마저 실패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에너지 등 경제 목표물에 대한 단기 공습을 수일 내 단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방송 알아라비야는 이날 미·이란 합의 초안을 단독 입수했다며 △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포괄적·무조건적 휴전 △ 군사·민간·경제 인프라 공격 금지 △ 호르무즈 해협·오만만 항행 자유 보장 △ 7일 내 미해결 사안 협상 개시 △ 이란의 합의 이행에 따른 점진적 제재 해제 등 9개 항목을 공개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며 "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약간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것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US-POLITICS-ECONOMY-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주 서펀의 록랜드 커뮤니티 칼리지 필드하우스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한 뒤 떠나면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AFP·연합
◇ 이란 "합의 임박 아냐"…종전·호르무즈 우선, 핵 의제 거부

하지만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IRIB 방송 인터뷰에서 "합의가 임박한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의견 차이는 매우 크고 많다"며 합의 임박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협상의 초점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있으며 현 단계에서 핵 사안을 의제에 올리면 "결코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계열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초점은 '전쟁 종식'에 있으며 이것이 달성되기 전에는 다른 어떤 문제도 협상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도 핵 농축이나 핵물질과 관련한 언론 보도는 '단순한 미디어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 모든 전선 종전,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통행료 징수 포함) 인정,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 30일간 석유 제재 유예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이란이 핵 농축을 20년간 중단하고 HEU 비축분을 반출하며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등 핵심 핵시설 3곳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이란이 새로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국'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양측 넓은 수역에 대한 지배권을 재확인하는 지도를 공개하는 등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이란의 HEU 440kg에 대해 "우리가 그것을 얻게 될 것이다.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아마 얻고 나서 폐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갖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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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보인다./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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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새로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이 20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공개한 이 그래픽은 관리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해상 구역(controlled maritime zone)'이라고 밝힌 구역을 보여준다./로이터·연합
◇ 걸프 3국, 재개전 만류…UAE 대통령 고문 "협상 타결 가능성 50 대 50"

미국에 가까운 걸프 국가들의 중재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군사 행동으로는 대(對)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협상 지속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국가는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걸프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지난 2∼4월 이란과 테헤란 연계 민병대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항만·에너지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UAE·사우디·카타르가 전쟁 재개를 경계하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UAE는 핵 능력·탄도미사일·드론·연계 세력까지 포괄하는 합의를 요구하는 반면, 사우디는 파키스탄을 통한 중재와 호르무즈 재개방을 우선하고, 카타르는 긴장 완화와 파키스탄 주도 중재 지지에 무게를 두는 등 원하는 합의의 강도와 범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미사일 능력을 충분히 약화하지 못한 합의에 우려를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결정할 경우 새 공격에 동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누아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수석 고문은 블룸버그통신에 "협상 타결 가능성은 50 대 50"이라며 "이란이 항상 협상을 너무 오래 끌어온 것이 걱정된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이 지역에는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며, 2차 군사 충돌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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