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122조 관세 종료 앞두고 301조 조사 활용 검토
그리어, 한국 철강 산업을 정부개입형 무역 왜곡 사례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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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입된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7월 하순 중료돼 관세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새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구조적 과잉생산 역량'과 '강제노동 제품 수입' 조사 대상에 모두 포함됐다.
◇ 그리어 USTR 대표, 한국 포함 70개국 이상 301조 조사 결과 몇 주 내 공개 예고
그리어 대표는 이날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각국의 특정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 중이고 70개가 넘는 나라를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조적 과잉생산 역량이나 강제 노동 같은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발견하면 어떻게 바로잡을지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관세가 그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USTR은 지난 3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두 분야의 조사에 착수했다. 과잉생산 조사는 16개, 강제노동 조사는 60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한국은 두 조사 모두에 포함됐다.
USTR은 전날 무역법 301조에 따라 브라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오는 7월 6일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USTR은 쇠고기·커피·희토류 등 일부 품목은 관세 부과 제안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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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대표는 이달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개발 정책 매거진(F&D Magazine) 기고문에서 영국 작가 G.K. 체스터턴의 발언을 빌려 "관세는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유행하는 경제 모델에 의해 거부되고, 시도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 경제학은 규모의 경제와 정부 개입이 결합해 비교 우위와 동떨어진 구조적 무역 불균형을 만드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에너지 자원이 제한적이고, 석탄도 철광석도 없는 한국이 어떻게 철강 강국이 될 수 있었나?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농지를 가진 미국이 어떻게 농업 분야에서 무역 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리어 대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분석을 인용해 특정 국가가 산업 정책과 소비 억제를 결합할 경우 보조금이 만성적 무역 흑자를 유도하는 '이웃 거지 만들기(beggar-thy-neighbour)' 정책이 된다고 지적했다.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 불균형이 "집중적이고 지속적(concentrated and persistent)"이며 흑자국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해법으로는 대규모 증세와 사회보장성 지출 삭감 등 긴축을 제시했는데, 그리어 대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고 터무니없는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흑자국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적자국에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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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대표는 기고문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상품 무역 적자가 2025년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상호관세 정책을 시행한 이후 상품 무역 적자 규모가 매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일본 자동차 수입 제한이 1990년대까지 300개 이상의 신규 생산 시설과 10만개 이상의 미국 내 자동차 일자리를 창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세탁기 관세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 신공장 투자로 이어졌으며, 메르세데스-벤츠가 관세를 이유로 앨라배마 공장에 40억달러(6조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IMF의 글로벌통합통화재정(GIMF) 모델이 관세를 피해 현지에 생산 시설을 짓는 '관세 회피형 현지 생산 이전(tariff jumping)' 메커니즘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IMF 스스로 인정했다고 지적하며, 이 메커니즘이 바로 보호 관세가 작동하는 핵심 경로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 수입이 부수적이려며 지난해 4월 광범위한 상호관세 조치가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고, 정책 방향을 신속히 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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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대표는 '관세가 정밀하지 않게 적용된다'는 CNBC 진행자 지적에 자동차·철강·알루미늄·구리 등 섹터별로 국가별 문제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했으며 석유·가스·비료, 그리고 미국 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열대 과일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바나나 공급 부족이 실제로 없었다며 인플레이션은 주로 통화 공급 증가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관세가 우려했던 물가 충격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데이비드 오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과 교수 등의 '차이나 쇼크' 연구를 인용해 중국산 수입 경쟁이 미국 제조업 지역의 노동시장에 장기적 충격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지역에서 노동자의 지리적 이동성이 낮아지고, 제조업 노동자의 타 업종 재배치가 제한됐으며 기존 노동자들이 임금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에이미 핀켈스타인 MIT 경제학과 교수 등의 연구를 근거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비용이 단순한 일자리 감소를 넘어 건강 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는 멕시코산 수입 경쟁에 평균적으로 노출된 지역에서 연간 연령 조정 사망률이 0.68% 증가했고, 이 같은 사망률 충격이 나프타의 거시경제적 복지 이득을 상쇄하고도 남는 순손실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러한 연구들을 들어 기존 무역 모델이 수입 확대에 따른 이론적 효율성은 강조했지만, 제조업 지역의 임금 손실과 노동자 이동 제한, 건강 악화 같은 실제 비용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