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불러내 오늘을 묻다, 진실과 침묵의 경계에 선 법정 무대
연극 '보도지침'은 막이 오르는 순간 관객을 단번에 법정이라는 긴장된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책상 위에 무겁게 쌓인 서류와 차갑게 정돈된 풍경 사이로 날 선 목소리들이 교차한다. 누군가는 기록을 외치고, 누군가는 침묵을 강요하며, 또 다른 이는 두려움과 분노를 뒤섞어 토해낸다. 무대 위 언어들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증언이자 고발처럼 울려 퍼지며, 객석은 어느새 방청석이 아니라 재판정의 한 자리를 차지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작부터 이..